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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06) 요한 복음 (2)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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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겉옷을 벗으신 이유

예수님께서 옷을 입으신 채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 안 되었습니까? 식사하실 때나 제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때 옷을 입고 계셨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옷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 옷을 벗으시고, 더욱 헐벗은 “종의 모습”(필리 2,7)이 되십니다.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는 것도 종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오리게네스 『요한 복음 주해』 32,43-45).

겸손에 대한 가르침

세베리아누스는, 하느님께서 종의 신분을 취하신 것보다 하느님의 선하심을 더 분명하게 선포하는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먹이시는 분께서 사도들과 함께 기대어 식사하심으로써 주인이 종들 가운데에서 친히 음식을 드셨다고 설명한다. 테오도루스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인간들 사이에 구분과 분열과 불화를 없애는 겸손을 가르치고자 스스로 당신을 낮추셨다고 설명한다.

하느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오신 것, 거룩하신 분께서 종의 조건을 취하신 일보다 하느님의 선하심을 더 분명하게 선포하는 것은 없습니다. … 구원자께서 당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 그분은 … 특별한 방식으로 종의 자리에 서셨습니다. … 만물을 기르시는 분께서 당신 제자들과 함께 기대어 앉아 음식을 들고 계셨습니다. … 하늘을 구름으로 두르시는 분께서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계셨습니다. 강과 못에 물을 부어 주시는 분께서 대야에 물을 부으셨습니다. 하늘과 땅과 지하의 모든 존재가 그 앞에서 무릎을 꿇는 분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려고 무릎을 굽히셨습니다(가발라의 세베리아누스 『발 씻음에 관한 설교』).

겸손은 모든 덕의 원칙입니다. 겸손은 인간들 사이의 구분과 분열과 불화를 없애며 그들 안에 평화와 자비를 심습니다. 겸손은 자비를 통해 자라고 커집니다(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루스 『요한 복음 주해』 6,13,3-5).

용맹한 지혜께서 대야에 물을 부으시다

광포하게 날뛰는 궁창 위 물을 제어하시며 깊은 바다에 고삐를 매고 호수를 잠재우시는 하느님의 지혜께서 지금 대야에 물을 부으십니다. 주인이 종들의 발을 씻어 줍니다. 스승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겸손의 본을 보여 주십니다. … 만물의 생명을 손안에 쥐고 계신 분께서 당신 종들의 발을 씻어 주려 무릎을 꿇으십니다(저자 미상 『성목요일 아침 기도 찬가』 5).

거룩한 이슬이 저주받은 발꿈치를 씻다

주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이 물은 예언이 말하는 거룩한 이슬입니다(시편 23,2 참조). 우리 영혼의 발을 내밉시다. 주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발도 씻어 주고 싶어 하십니다. … 그러니 주 예수님, 이 물이 저의 영혼과 육신에 내려, 이 비의 물기 덕분에 우리 정신의 계곡들과 가장 깊은 마음속의 풀밭이 푸르게 자라게 해 주소서(시편 72,6 참조). 당신의 물방울이 저에게 떨어져 은총과 불멸이 씨처럼 뿌려지게 하소서. 제 마음의 계단들을 씻으시어 제가 또다시 죄짓지 않게 해 주소서. 제 영의 발꿈치(창세 3,15 참조)를 씻으시어 제가 그 저주를 떨어버리고 뱀이 저의 내적인 발을 물어도 아픔을 느끼지 않게 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말씀하셨듯이, 뱀과 전갈을 밟아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는 권한(루카 10,19 참조)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암브로시우스 『성령론』 1,서문 12.16).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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