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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07) 요한 복음 ③ 성화의 신비 ‘세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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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요한 13, 6】

“…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가발라의 세베리아누스와 암브로시우스는, 베드로가 육화의 의미를 아직 완전히 깨닫지 못했기에, 예수님의 겸손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암브로시우스는 발 씻음은 교회의 삶에서 계속되는 성화의 신비라고 설명한다.

육화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베드로

만물의 주님께서 당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이것은 그분의 존엄을 깎아내리는 일이 아니라 우리에 대한 그분의 한량없는 사랑을 보여 주는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사랑이 아무리 크다 해도, 베드로는 그분의 위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늘 성급하고 믿음을 고백하는 데 날랜 베드로는 진실을 알아보는 데도 재빨랐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주님께서 자신들의 발을 씻으시도록 가만히 있었습니다. … 그러나 베드로는 공경심에서, 주님께서 자기 발을 씻으시도록 놓아 둘 수 없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베드로는 완강했습니다. 그의 마음은 옳았습니다. 그러나 육화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믿음의 마음으로 거부했지만 나중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뜻에 따랐습니다. 신앙인들은 이래야 합니다. 자기 생각을 고집부리지 말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야 합니다. 베드로는 인간적 방식으로 생각했지만, 하느님에 대한 사랑에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가발라의 세베리아누스 『발 씻음에 관한 설교』).

(베드로는) 신비를 알아채지 못하고 그 예식을 거부했습니다. 자신이 수동적으로 주님의 시중을 받아들인다면 주님이 종의 굴욕을 당하게 하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암브로시우스 『신비론』 6,31).

교회의 세족례 관습

암브로시우스의 증언을 통해서, 4세기 밀라노 교회는 세례 예식의 일부분으로 세족례를 거행했지만, 로마 교회는 세족례를 성 목요일에 거행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러분은 세례대에서 왔습니다.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이어졌습니까? 여러분은 독서를 들었습니다. 수건을 허리에 두른 사제, 곧 대사제가 수건을 두르고 그대의 발을 씻어 주었습니다. … 로마의 교회에는 이런 관습이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 이 교회(로마 교회)에는 세족례 관습이 없습니다. 아마도 회중이 너무 많아서 이 예식이 쇠락한 듯합니다. … 세족례 예식은 성찬식이나 세례 또는 세례갱신 때에 할 것이 아니라 손님의 발을 씻어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겸손과 관계있는 발 씻음이 있고, 성화와 관계있는 발씻음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비는 성화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남들을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라 우리 교회(밀라노 교회)의 예식을 권장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모든 일에서 로마 교회를 따르기 원하지만, 우리에게도 인간적 감정이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더 제대로 보존되는 것을 우리도 제대로 보존하고자 합니다(암브로시우스 『성사론』 3,1,4-5).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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