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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13) 요한 복음 (9) 주님께서 보여주신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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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요한 13, 15】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교만의 함정을 피하라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는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교만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찌된 까닭인지 우리는 늘 더 큰 것을 움켜쥐려하고, 삶의 헛된 영예는 늘 우리의 약한 마음이 더 영광스러운 지위를 향해 뛰어오르게 유혹합니다. 우리도 서로의 발을 씻어 주도록 가르치기 위하여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그러니 우리 자신을 이 병에서 구하고 그런 역겨운 열망에서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만인의 임금님 그리스도의 기억을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새깁시다. 그렇게 한다면 교만해지려는 마음이 완전히 제압되고 모든 형태의 세속적 자만심이 우리에게서 더나갈 것입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요한 복음 주해』 9).

겸손의 본보기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예수님께서 발 씻는 모범을 보여주신 것은 교사가 아름답게 글자를 써서 아이들이 비록 불완전하지만 그 글씨체를 흉내 내게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주님과 우리가 같은 행동을 한다 해도, 그것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주님이며 스승이시고, 여러분은 서로 같은 종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 너희에게 한 것처럼”이라는 말씀에서 “것처럼”은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우리도 ‘똑같은 열정으로’ 그 일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작은 행위들을 실행하도록 그분께서 더 위대한 행위로 예를 보여 주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교사들도 아이들을 위해 매우 아름답게 글자를 씁니다. 비록 그에 미치지는 못할지언정 아이들이 그 글씨체를 흉내 내게 하려는 것입니다. … 우리는 서로 발을 씻어 줍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집안사람들을 씻어 주어야 합니다’라고요. 자기 집안사람들이라도 씻어 준다면 참으로 위대한 일입니다. 우리의 경우 ‘노예’와 ‘자유인’은 단어가 다를 뿐입니다. 그러나 그분과 우리는 실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본성상 그분은 주님이시고 우리는 종이니까요. 그런데도 그때 그분은 그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지금 우리는 자유인을 종이나, 돈으로 산 노예처럼 대하지 않으면 칭찬받을 만한 일이라고 여깁니다. 그런 인내의 증거를 보고서도 우리가 그것을 조금도 본받지 않고 그리스도의 말씀과 정반대로 행하며 빚을 면제해 주지 않는다면 장차 그날에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먼저 본을 보이심으로써 우리를 작은 빚을 진 채무자로 만드셨습니다. 우리의 주님이신 그분이 먼저 이런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요한 복음 강해』 71,1).

겸손은 큰 힘을 지녔다

키프리아누스는 주님께서 모범으로 보여주신 그런 겸손은 매우 큰 힘을 지녔다고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주님을 따르는 이들은 겸손히, 온건히, 조용히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십시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루카 9,48)라는 주님의 말씀대로, 더 낮은 사람일수록 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키프리아누스 『서간집』 6,4).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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