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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18) 요한 복음(14) 부활한 육신과 죽은 육신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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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을 만져 본 증인들

마르키온은 예수님을 귀신이라고 믿으며 그분의 몸이 진짜 육신이 아니라고 우겼습니다. 그러나 그분을 직접 본 사도들조차도 그분의 본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산 위에서 그분을 실제로 보고 그분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갈릴래아 카나에서 있었던 혼인 잔치의 술은 진짜였습니다. 토마스가 만진 살은 참된 진짜 육신이었습니다. 요한의 증언을 들어 보십시오.

“우리가 눈으로 본 것 우리가 살펴보고 우리 손으로 만져 본 것, 이 생명의 말씀”(1요한 1,1). 물론, 우리 눈과 귀와 손의 증언이 본성적으로 거짓이라면, 이 증언들도 거짓이겠지요(테르툴리아누스 「영혼론」 17).

부활한 육신과 죽은 육신은 같다

히폴리투스는, 예수님의 상처는 예수님의 부활한 육신이 비록 더 영광스럽지만 십자가에 처형된 육신과 같은 몸이라는 증거라고 말한다.

바오로 사도는 그분을 “죽은 이들의 맏물”(1코린 15,20),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맏이”(콜로 1,18)라고 표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뒤 의심하는 제자들에게 당신께서 죽임을 당한 육신과 같은 육신으로 부활하셨음을 보여 주시고자 토마스를 부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루카 24,39).

바오로 사도는 그분을 “맏물”로 부르며 앞서 우리가 한 말, 같은 덩어리에서 육신을 취하신 구원자께서는 부활하신 분을 믿는 모든 이가 고대하는 부활을 맞이할 수 있도록 바로 그 육신을 되살리시어 ‘의로움의 육신’의 맏물로 만드셨다는 사실을 증언했습니다(히폴리투스 「단편」 3).

더욱 영광스러우나 같은 육신

부활 후에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있는 것과 같은 사지, 같은 살과 피와 뼈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 부활에 대한 올바른 고백은 부활한 육신이 더욱 영광스럽지만 부활이 육신의 본성을 파괴하지는 않는다고 선언합니다. 우리의 이 육신, “이 썩는 몸”과 “이 죽는 몸”이라고 표현하며, “이 썩는 몸이 썩지 않는 것을 입고 이 죽는 몸이 죽지 않는 것을 입으면”(1코린 15,53)이라고 한 바오로 사도의 말은 우리가 옷처럼 걸친 것이 육신과 함께 없어지고 영광으로 장식된 몸을 입는다는 뜻이 아니라 전에는 영광이 결여되었던 몸이 더욱 영광스럽게 된다는 뜻입니다.

죽음과 나약함이라는 하잘것없는 옷이 치워지면 힘과 덕이라는 복됨과 불멸이라는 금을 입을 수 있게 됩니다(히에로니무스 「예루살렘의 요한 반박」 28-29).

순교자들은 상처를 그대로 지니나?

예수님께서는 상처의 흔적을 지우지 않으셨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순교자들도 죽은 후 예전의 상처를 그대로 지니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복된 순교자들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왜 그런지 까닭은 모르겠으나―그들이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받은 상처를 우리가 하늘 나라에서 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합니다. 아마도 우리는 그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신체의 결함이 아니라 영예의 표시이며, 그들의 외양과 더불어 영적 아름다움에 (육체적으로는 아닐지라도) 광채를 더해 줄 것입니다. … 불구였던 몸도 부활하면 육신의 결함을 찾아볼 수 없다지만, 덕의 증거들은 육신의 결함이 아니니까요(아우구스티누스 「신국론」 22,19).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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