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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21) 요한 복음 (17) 토마스 ‘말씀’을 고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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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육신을 만지고 그리스도의 신성인 ‘말씀’을 고백하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토마스가 그리스도의 육신을 만지고 나서 그리스도의 신성인 ‘말씀’을 고백했다고 설명한다.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그가 의심하던 곳들을 보여 주시자, 토마스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고 부르짖었습니다. 그는 그분의 육신을 만지고 그분의 신성을 고백했습니다. 그가 만진 것이 무엇입니까?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이 그리스도의 신성입니까? 그리스도의 신성은 ‘말씀’이고, 그리스도의 인성은 영혼과 육신입니다. 토마스는 영혼을 만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식할 수는 있었습니다. 죽었던 몸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말씀’은 변하지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퇴보하지도 진보하지도 않습니다. 결핍도 넘침도 없습니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요한 1,1)라고 쓰여 있기 때문입니다. 토마스가 고백한 것이 이것입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육신을 만지고 ‘말씀’을 고백했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요한 1,14)기 때문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145A).

기적을 본 토마스가 하느님을 찬양하다

소수의 견해지만,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루스 같은 이는 토마스가 예수님이 하느님이심을 알았다는 사실을 의심스러워한다. 테오도루스는 토마스가 그 기적을 보고 하느님을 찬양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토마스는 조심스레 그분을 만졌습니다. 그리고 진실을 확인하자,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이 말은 무슨 뜻입니까? 구원자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던 토마스가 지금은 그분을 주님이요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것입니까?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의심하는 제자 토마스는 자기가 만진 분을 주님이요 하느님이라고 부른 것이 아닙니다. 사실, 부활에 관한 지식은 그에게 부활하신 분이 하느님이라고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적이 이루어진 것을 보고 하느님을 찬양한 것입니다. 눈앞의 기적을 보고 놀란 것이지요(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루스 『요한 복음 주해』 7,20,27-29).

【성경본문 : 요한 20, 29】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토마스가 본 것과 믿은 것은 다르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히브 11,1)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분명 믿음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보이는 것들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인식의 대상입니다. 그러면 왜 토마스는 그분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졌을 때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는 말을 들었을까요? 그가 본 것과 믿은 것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신성은 죽을 인간이 볼 수 없습니다. 토마스는 인간을 보았고 그분을 하느님으로 고백했습니다. … 그러나 우리는 이어지는 말씀을 듣고 즐거워해야 합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 말씀은 그 육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분을 마음에 품고 있는 우리를 두고 하신 말씀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관련한 말씀이지만 우리가 행실로 믿음을 따를 때만 해당하는 말씀입니다. 참되이 믿는 사람은 행실로 자신의 믿음을 표현합니다(대 그레고리우스 『복음서 강해』 (40편) 26).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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