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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평화독서감상문대회] 대상 수상작 - 중학생 부문

교육 현실에 나도 "할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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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원(서울 삼육중 2) 군
 


 
▲ 할 말이 있다 / 알마
 
 


   얼마 전 엄마와 함께 영화 `광해`를 봤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그려진 광해였다. 그리고 눈여겨보게 된 또 다른 인물이 허균이었다. 정치적 혼란이 있던 시대에 허균은 「홍길동전」을 썼고, 사회 개혁의지를 담기도 했다. 그런 모습은 영화 속에서도 그려졌다.

 사실과 다른 허구이긴 하지만 그가 가짜 광해를 도와 꿈꾸려 했던 조선의 모습이 무엇일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영화 속에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허균은 정치적으로 이른 처형을 당해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죽었다. 그래서 `할 말이 있다`에서 허균이 무엇을 노래하며 외치고 싶어 했는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허균의 시들을 읽어보니 허균의 생활 모습이나 생각들을 알 수 있어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다. 허균은 자신이 살던 조선 사회의 모순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시 속에서도 이런 사회의 모순을 깨부수고자 하는 개혁의 의지가 보였다. 허균은 자신을 시기하는 사람들 탓에 이런 개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허균은 자신을 매와 용이 될 이무기에 비유하면서 언젠가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발휘할 때가 오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시에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억울한 일이더라도 하늘에 뜻이라 여겨 스스로 자신의 슬픔을 달랬다. 이런 허균의 시를 보면서 안타까움이 더 켜져 갔다. 내 의지를 갖추고 꿈을 꾸지만 펼칠 수 없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기 때문이다. 허균의 시에 공감하기보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외침이 글 속에서 들리는 것 같아 그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지금의 사회가 완벽한 사회는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만족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불만을 품고 있다. 사회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지만 끊임없이 관심을 끄는 문제는 역시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여 우리의 반항을 어느 정도 인정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사회문제까지 확대되면서 뉴스에서 꾸준히 나오는 사건들은 범죄 수준이 돼버렸다. 학교 폭력문제에서 탈선, 그리고 자살까지. 우리는 왜 가장 끔찍한 순간을 만들고 있을까?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는 어떤 외침으로 들리는 것일까?

 우리의 역할은 공부이다. 학생이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이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시험과 관련지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서 공부가 아닌 암기를 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는 이런 학생들의 생각을 잘 알고 이해해주시는 선생님께서 계시다. 사회를 담당하시는 선생님이신데 수업을 하고 나면 선생님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사회는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라며 단어들의 뜻을 이야기로 풀어주신다. 이러면 암기하지 않아도 그 단어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또한,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도 설명해 주시는데 이 내용들은 매우 흥미롭고 충격적이었다. `충격적이다`는 것은 역사란 무엇인지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선생님께서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우리 생각을 이해해 주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학교 모습이 바로 사회 시간에 있다. 우리의 생각을 좀 더 이해하려 노력하는 선생님이 필요하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는 교실이 필요한 것이다.

 「할 말이 있다」를 통해 내가 가슴에 담았던 말을 나도 하고 싶다.

 제목 : 외치다
 세상에 중심이 바로 나라지만
 내 세상은 없다.
 내가 만들어갈 수 있는 세상이 내게 찾아올까?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내 세상을 만들 준비는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부터인데.
 내 세상을 내 생각과 내 실패와 내 성취감으로 채우고 싶다.
 지금 시작하고 싶다.


▨ 수상 소감

   대상이란 큰 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믿기 어려웠습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 좋게 평가됐고,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더 큰 성취감을 안겨줬습니다. 이 상은 앞으로 제게 자신감이 돼주고 제 생각을 지지해주는 지지자가 될 것입니다.

 허균 시 모음인 「할 말이 있다」를 읽으면서 세상에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내뱉는 것이 아니라 힘이 있는 목소리로, 분명한 생각을 주장해야 합니다. 그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시비를 가릴 수 있는 바른 소신이 있어야 합니다. 시험에 치이고 성적에 눌려있을 때는 꿈이 점점 작아졌습니다.

 그러나 내 목소리를 찾게 되면서 꿈이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세상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준 것이 바로 이번 독후감대회 수상이라 생각합니다. 제 목소리를 찾는 계기가 돼 준 「할 말이 있다」란 책이 이젠 특별해졌습니다. 앞으로 이 책은 제게 항상 방향을 알려줄 나침반이 돼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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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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