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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신춘문예] 심사평 - 소설(오정희, 노순자)

버림받은 이들의 아픈 따스함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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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순자(왼쪽), 오정희 소설가
 

  115명이 보내온 122편(2명 2편씩, 1명 5편)의 소설은 전체적으로 수준이 고르고 소재가 다양했다.

 먼저 `천사가 온다` `미역국에 손톱을 깎다` `종점만화방`등 16편이 골라졌고 그 중 최종심에 오른 것이 네 편이었다. 김태성의 `명자씨와 맹자씨`는 치매의 시어머니 명자씨가 며느리를 맹자씨로 부르며 그야말로 지옥을 이루는 생활을 며느리 시점에서 극히 사실적으로 건강하게 묘사한다. 미담 수준의 결말이 옥에 티다.

 최영홍의 `내 아내는 스텔라다`는 성당에 열심이던 아내가 신흥종교에 빠져드는 설정을 통해 성경의 유일신 창조주와 인간, 그리고 무작정 영생을 주장하는 신흥종교를 설득력 있게 비교, 성찰한 교양소설이나 단조로움이 지적됐다.

 윤성훈의 `뱃노래`는 묘사만으로 바다와 땅, 인간을 조명한다. 바다는 들어오려 하고 땅은 밀어내는, 둘 다한테 만족 못하는 몹쓸 친구라는 것. 그런데 인간은 열두어 살 아씨와 배 만드는 소년조차 희생시키는 처절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왜구의 침입을 시대배경으로 한 역사물임에도 단단한 구성과 집약된 문장이 돋보인다.

 두 심사위원이 동시에 당선을 결정한 김인정의 `아라`는 소설만이 전할 수 있는 결 고운 감수성으로 삶의 아픔을 그려 보인다. 2013년을 사는 버림받은 현대인을 눈물 어린 웃음으로 만나게 한다. 화자가 스무 살 학생이란 것 외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언급이 없고 보호자 아저씨조차 버림받은 아라가 되건만 소설은 여전히 자잘한 웃음의 묘사로 일관한다. 남자 여자조차 가릴 여유가 없을 만큼 인간의 온전성이 손상당하는 상황이지만 버림받은 존재들 사이를 잇고 있는 아픈 따스함이 독자의 마음을 적시기 때문이다.

 당선자에게 축하와 진지하고 성실한 노력을 소설 정진에 들여주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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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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