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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5>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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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에 관계없이 조건 없이 그냥 베푸는 사랑!` 그리스도의 인류 구원을 위한 강생 구속 과정이 바로 이러하다는 것을 신학원 강의를 비롯한 수많은 공부를 통해 터득하고, 교리교사로서 다른 사람에게 이러한 교리를 가르쳐 오기도 했지만 막상 나 자신은 이제야 피부로 조금 느끼는 것 같으니…!! 그러면서도 `이러한 마음을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자문해 본다. 아직도 하느님의 영광보다는 은연중 나를 드러내려는 영적 교만이 수시로 밀려오고 있으나, 그때마다 화살기도를 통해 주님께 마음의 흔들림을 봉헌하면서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과거 진급이라는 세속적 명예 때문에 엄청나게 방황했던 이 죄인이 주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고 몸과 마음이 정상으로 돌아와 삶의 새로운 길을 찾아 특수사목 현장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얄팍한 인간적 갈등에 쉽게 무너지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이 살기조차 어려운 저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는 해외 선교사들, 국내 산간벽지에서 어려운 생활여건을 극복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수많은 공소 선교사들, 병들고 외로운 불우 이웃을 찾아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수많은 봉사자들을 생각하면 현재 겪고 있는 나 자신의 자그마한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며 오히려 이를 통해 은총을 충만히 받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21세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 천주교회!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신앙의 해가 끝나고 그 연장 선상에서 지속적인 성경 공부 등 후속 조치를 취하고는 있으나, 현재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은 너무나 냉혹하다.
 
 이미 통계수치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신자 증가율 감소, 냉담교우 증가, 주일미사 참례율 저하 등 각 분야에서 교회 성장의 적신호가 피부로 와 닿는 수준까지 강하게 깜박거리고 있다. 어느 본당이나 젊은 층은 찾아보기 어렵고 이미 신자들의 고령화는 진행되고 있어 불과 몇 년 후가 걱정되는 실정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사목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한국교회의 약화 현상을 거의 누구나 다 알고 있음에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톨릭이 취해온 삶의 현장에서의 복음화는 시대를 거듭해오면서 강조되고 있으나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는 데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새롭게 부임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몸소 스스로 가난한 모습으로 사시면서 "교회의 역할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것"이라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앞장서고 있어 새로운 가톨릭의 희망과 비전을 보는 것 같다.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모든 사목 일꾼들이 2013년에 겪었던 이념과 계층 간 갈등을 사랑과 화합으로 소화하고, 2014년 갑오년에는 `말`처럼 한 단계 도약해 한국 천주교회의 밝은 미래가 수놓아지기를 바라본다. 각 본당을 비롯한 모든 사목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적 변화상을 깊이 인식하는 가운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길처럼 일어나, 현재의 적신호를 청신호로 바꾸는 하나의 큰 물줄기가 돼 한국교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한 이정표가 세워지기를 빌어본다. 230년 전 아시아 변방의 동쪽 하늘에 떠올라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오늘에 이른 한국 천주교회의 저 붉은 신앙의 태양이 2014년에는 새로운 정기를 받아 더욱 밝게 타오르기를 바라면서, 한없이 미약한 제가 그동안 받았던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하느님 품에 안기는 그 날까지 앞으로 남은 저의 생애를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데 온 정성을 쏟을 것을 다짐해 본다.

 이계상 분도(서울 명일동본당)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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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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