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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행복을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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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필사가 끝나고 한 자매님이 성경 여정반이 있으니 함께 공부하자고 했습니다. 남편을 하느님께 보내고 얼마 되지 않은지라 선뜻 남들 앞에 나서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서면 예전의 나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같이 성경공부를 하는 형제자매들과 자연스럽게 말 씀나눔도 하면서 좀 친해지기 시작할 즈음 예비신자 교리 저녁반 봉사자가 필요하다고 부탁 받았습니다.

 성당엔 주일만 다녔고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예비신자들에게 봉사를 하느냐 했더니 출석 확인하고 따뜻한 차 대접만 하면 된다고 하며, 저녁 시간에 봉사자가 없으니 좀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도 있구나! 모르면 배우면 되겠지` 생각하고 승낙했습니다.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한 아이처럼 예비신자들과 함께 배웠고 신부님, 수녀님, 선교사님들의 말씀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세례만 먼저 받았지 예비신자들보다 더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저녁만 되면 무서워서 혼자 집밖으로 나오지 못했는데 예비신자 교리가 끝나고 정리를 한 다음에는 깜깜한 밤길을 혼자 걸어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하느님께서 저의 밤길에 동행해 주셨던 것입니다.

 예비신자 교리반 봉사를 시작으로 조금씩 하느님 일이 시작됐습니다.예비신자 교리 봉사자는 자동적으로 선교분과 위원이 됐고 남편 투병 중 노인대학 주방 설거지 봉사를 한 경험으로 지금은 어르신들 반을 맡아 봉사하고 있으며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소년 쁘레시디움 단장도 맡게 됐습니다.

 그렇게 일이 하나씩 맡겨질 때마다 벅차고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일을 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느님 중심이 아니고 제가 어떻게 해보려 하니 마음과 충돌이 생겼던 것입니다. 힘들 때면 수녀님 또는 신앙의 선배님들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저를 꾸르실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꾸르실료 체험을 하며 저를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진정한 크리스천 봉사자로 거듭나리라 다짐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립 4,13).

 예비신자 봉사자 선교분과 위원으로 하느님을 모르는 분들께 제가 체험한 하느님은 어떠한 분이신가 알려주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요양원에 거주하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 하느님 존재를 알려드리고 기도하는 법을 알려 드렸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잊어버리셔서 새로 가르쳐 드려야 하는 분도 계셨지만 일주일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힘이 생겼습니다.

 교리 공부하다 안타깝게 중도 포기자도 나오지만 새 신자들이 탄생할 때마다 벅찬 기쁨과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예비신자 교리반 봉사를 하며 시간이 갈수록 대녀들이 하나둘씩 늘어나 1년에 한두 명씩 4년 만에 6명이나 됐습니다. 처음에는 대모 자격이 부족하지 않나 하고 망설였으나 그들의 구원이 우선이니 하느님께서 채워주시겠지 하는 배짱도 생겼습니다.

 소년 쁘레시디움을 처음 맡았을 때 묵주기도 5단도 바치기 힘들어했던 우리 아이들도 레지오 회합 내내 성인들 못지않게 성모님과 함께 정성스럽게 묵주기도를 바치며 또박또박 활동보고도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레지오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을 때 힘이 생깁니다. 노인대학 봉사를 하면서는 저에게 선생님이라 부르며 반겨주시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또한 행복합니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너희가 내 귀에 대고 한 말에 따라 내가 반드시 너희에게 그대로 해 주겠다"(민수 14,28).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필립 1,21).  

 성경 말씀을 통해, 미사를 드리며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매일매일 만나고 있습니다. 저의 하루하루를 초대해주셔서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해주시는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아멘!

 나는 오늘도 행복을 선택합니다!

 조인숙 아가타

 수원교구 대천동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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