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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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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란 작가가 선택한 이야기에 주제를 세워 자신만의 문체와 구성이라는 독특한 스펙트럼에 걸러서 남에게 읽게 하는 문학 장르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이야기를 선택할 때부터 긴장해야 하며 남다른 독특한 이야기를 선택할 수 있는 기질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 응모된 작품의 특징은 대다수가 사적으로는 심각한 이야기들이지만 남들이 들으면 귀를 번쩍 세울 만한 테마들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특히 올해는 응모작들이 사회적 시류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주제들을 소화해내고 있어서 심사위원들은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우선적으로 뽑는 데 무리가 없었다.
그 가운데 3편을 최종심에 올려 놓았다. 오재원씨의 ‘아버지의 저녁’은 작품상의 시점인 내가 노인성 석회화라는 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가 기르는 수조 속의 해마를 메타포로 대치시켜 묘사한 치밀한 심리적 관찰 기록이 돋보였지만 너무 수조 속의 해마에 관한 묘사에 집중적으로 치중하면서 주제로 플로트를 놓친 아쉬움이 컸다.
유영미씨의 ‘망루’는 주인공인 내가 어머니와 이모의 대조적인 성격을 비교하고 두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추적하고 묘사하는 한편 여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근원적 행복과 불행을 통해 거울처럼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본 작품이었다. 문장도 안정되고 묘사도 좋았으나 주제가 평범하고 극적 구성을 방치해버린 허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지막으로 이현숙씨의 ‘그들은 낙타를 사막으로 내몰았다’는 꼽추 주인공으로 번듯한 딸을 둔 주인공 미자가 사막 같은 삶의 슬프고 삭막한 한 단면을 낙타를 통해 패러디한 기법이 뛰어났다. 소설의 전개 과정에서 약간의 작위성이 엿보이고 있지만 주제를 이끌어가는 문장력과 구성이 빼어났다. 특히 주인공 미자가 딸에 대한 배신감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운명적 삶을 긍정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성숙한 인생관이 돋보인다. 앞으로 작가로서 대성을 기대하며 심사위원들의 전폭적인 합의에 의해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심사위원 구중서(베네딕도 문학평론가) 유홍종(베르나르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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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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