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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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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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에 비가 내렸다. 직장도 버리고 소설을 쓰겠다며 서울을 등진 지 꼭 1년 되는 날이었다. 소설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옆집의 7개월 된 아이 종원이와 놀고 종종 설봉산 자락으로 산책을 나갔다. 호수에는 천둥오리가 산다. 열 마리도 넘는데 백조처럼 하얗고 목이 긴 오리도 있다. 그는 늘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다닌다. 이유는 모르지만 안타까울 때가 많다. 더구나 요즘은 물이 얼어 먹이가 없는지 쇠락한 풀숲을 혼자 어정거린다. 저러다 먹이가 없어 굶어 죽으면 어쩌나 좁쌀이라도 갖다 줘야 되나 생각하곤 한다.

우리는 모두 마음 안에 하나쯤의 장애를 갖고 있다. 누구에게도 내보이고 싶지 않지만 사람이 갖고 있는 게 어디 장애뿐이겠는가. 유독 장애를 의식해서 그렇지 더불어 에너지도 있게 마련인데 나는 이 작품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고통과 그럼에도 나누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싶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평등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떠한 경우에도 실망하지 말라고 소외된 이들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통했는지 이 작품이 나에게 기쁜 소식을 주었다.

나는 남들처럼 번듯하게 내세울 게 없다. 학벌도 그렇고 나이도 그렇고. 그렇지만 내 삶에 늘 감사했다. 빵 한 조각을 놓고 정성껏 식사기도를 올리는 노인처럼. 밥을 먹을 때도 산책을 할 때도 그리고 처음 소설을 만났을 때도 내게 찾아와 준 소설에게 감사했다. 나의 향기로운 벗들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었던 문우들은 이 소식을 듣고 인간승리라고 표현해주었다. 척박한 현실에도 지치지 않고 매달린 내 끈기를 인정해 주는 말일 것이다.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문학을 알게 해주시고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셨던 유영자 선생님 소설을 지도해 주셨던 조동선 선생님과 임영태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그리고 내 소설이 빛을 보게 해주신 심사위원님과 평화신문에도 감사드린다.

약력 ▲56년 6월 28일생 경기도 시흥시 출생 ▲75년 부천 소명여고 졸업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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