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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맥 해발 3000미터 수목한계선에 무릎을 꿇고 자라는 나무가 있다. 매서운 추위와 바람으로 곧게 자라지 못하지만 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력을 발휘하는 나무. 이 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바이올린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나는 ‘글’이라는 땅에 뿌리를 내린 후부터 한번도 무릎을 펴고 잠든 적이 없는 것 같다. 단어 하나 혹은 문장 한 줄로 고민고민하다 잠든 날엔 꿈 속에서조차 글과 씨름하는 나를 보곤 했다. 도대체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철모르던 시절엔 호기심으로 좀 더 자라서는 객기와 자존심으로 지금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가끔 어떤 이는 말한다. ‘너는 지금 해답없는 문제를 풀고 있으니 그만 포기해’라고. 하지만 나는 이미 마약이라도 중독된 듯 글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흔히 살면서 겪는 고통과 시련은 좋은 글을 쓰는 데 밑거름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찌 많은 세월을 인내했다고 좋은 글이 나올 수 있겠는가. 무릎을 꿇고 자라는 나무에게 스트라디바리와 같은 바이올린 제작자나 장영주 같은 연주자가 없었던들 그토록 가슴을 울리는 공명을 토해낼 수 있었을까?
지금 이 순간 나를 갈고 닦아주었던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나는 아직 혹독한 추위에 더 많이 떨어야 하고 인내해야 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코 자만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늘 지금처럼 저를 지켜봐 주십시오.”

약력
▲73년 대전 출생 ▲96년 한남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세례명:에메렌시아나(대전교구 산성동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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