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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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당선작] 당선소감-소설 (홍영숙)

소설가도 못 되고 죽나 보다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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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식을 듣기 사흘 전 마을버스를 타고 오다가 삼중 추돌사고를 당했다. 순간 소설가도 못 되고 죽나보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아픈 다리를 끌고 병원으로 향하면서도 원이나 없게 실컷 응모나 해보라던 아들의 말이 떠올라 쓴웃음이 나왔다.

 먼저 하느님 앞에 늘 부족한 내게 큰 선물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글을 핑계 삼아 봉사활동에 등한한 나를 어찌 아시고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 주셨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입으로는 어디에 쓰시든 그 뜻에 따르겠다고 되뇌면서도 가슴 밑바닥에서는 이대로 스러지면 얼마나 허망할까 두렵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내 소설을 세상에 내보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신 구세주시다. 열리는 듯싶다가도 다시 닫히던 소설의 문 때문에 절망했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날들. 이제 그날들을 모아 사람들 마음 속에 등불처럼 남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 드린다.

 늦되는 내게 용기를 북돋아주신 이채형 선생님과 혈육 같은 사향 동인들에게 영광을 돌린다. 또한 올곧은 생을 살다 가신 아버지처럼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소설을 쓰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남편과 두 아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

 그리고 재능을 물려주신 어머니와 응원을 보내준 양가 형제자매 내가 당선되기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문우와 친구 제자들에게도 이 기쁨을 전한다.

 평생 동안 천주교 신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던 할머니 금식기도를 해준 혜경 미리 축하 꽃다발을 전해준 리타 그리운 사촌들 나는 대상포진 때문에 팔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판이 두드려지는 걸 보면서 그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았음을 알 수 있었다.


 ▨약력=▲1954년 충북 옥천 태생 ▲건국대 가정학과 졸업(76년) ▲1994년 「창작수필」에 바가지 로 신인상 수상하며 수필 등단 ▲1997년 5인 에세이집 「하늘을 보면 눈이 시리다」(세손출판사) 발간 ▲한국문인협회원 사향 동인 ▲세례명 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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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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