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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당선작] 당선소감-시 (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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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과를 마치고 쉬려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여느 때와는 달리 왠지 떨리는 기분 잊고 있었던 어느 회상 한 조각이 날아와 안겨드는 느낌은 침잠하다기보다 푸른 정광(精光)이면서 조화로운 것이었다. 가슴 벅차고 떨린다는 기분이 이런 것이었나 그러면서도 영원히 잃어버릴 뻔한 소중한 어느 꿈 한 조각을 비로소 찾아온 듯한 그런 안도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수많은 문학도들이 안고 있을 열정 꿈 그리고 생명보다 더 진실한 법의(法意)와도 같은 그 실심(實心) 종교와도 같이 고양되어진 집념이 나에게도 그런 게 있었나 그렇게 아파하고 앓은 흔적이 오늘과 같은 결론을 얻을 만큼 충분히 있었나 진실로 그래야만했던 것은 아닌가.

 이제 막 도착한 무궁화호 열차 역사 밖에 서서 길들을 바라본다 하는 느낌은 이런 뜻에서의 말인가. 처음 다니러온 고장에 첫발을 내디딜 때 그 기분 정겁(情劫)처럼 닥쳐오는 생각들을 끌어안고 그저 안쓰러워할 줄밖에 모르는 나에게 그저 치기와도 같은 그 어설픈 감정의 행렬들이 저 창가에 쏟아져 들어오는 아직도 이른 두꺼운 봄기운처럼 내게 현실로 다가들 날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아직도 시인이 된다는 그 말이 이렇게 어색하게 들리는 것은 아마도 혼자서 가꿔오던 꿈을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들켜버린 그런 기분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다. 내게 맨 처음 시라는 형식에 대해 인연을 맺게 해 준 문우 설영과 깊은 우정으로 격려를 대신해준 영헌 남로 그리고 변함없는 관심과 우려를 함께 보내준 고향 친구들에게도 감사하며 어머니 당신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내사랑하는 가족 친지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 문학이란 천형의 꿈을 안겨주신 심사위원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두 분께서 안겨주신 꿈 소중히 간직하며 열심히 가꿔가겠습니다. 좋은 시를 써서 이 모든 분들께 보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약력=▲1963년 충북 증평 태생 ▲청주 운호고 졸(82년) ▲한문 독학 통해 노자 「도덕경」 등 중국 고전 번역 작업 및 시 독학 ▲충북 증평군 도안면 송정리에서 농사일과 함께 시작(詩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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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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