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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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당선작] 심사평-소설

문체 역량 뛰어나고 알레고리 크게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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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이라면 작가는 작품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자신의 의도를 드러내야 한다. 그게 직접적이든 비유와 은유든 그 화법은 전적으로 작가의 몫이자 능력이다. 그런 측면으로 보면 소설은 분명히 현장 중계만 하는 방송 리포터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에 응모된 작품 가운데 최종 예선까지 올라온 작품들은 모두 오랜 습작기간의 고행이 엿보이는 탄탄한 문장력들이 돋보였고 주제는 대체로 현 시국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가정 경제 파탄과 실업문제 혹은 투병의 고통을 다룬 작품들이 많았다.

 예심을 통과해 올라온 네 작품 중 엄짚신 과 오늘밤은 헨리폰다와 는 각기 뇌신경 장애인 남편과 시아버지의 간병이라는 사적 체험을 그려낸 작품이었다. 그러나 두 작품이 모두 세련된 문장과 치밀한 사실 묘사의 장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의 상황을 현장 리포트로만 끝낸 것이 무척 아쉬웠다.

 마지막 결선에 오른 작품은 종이학 과 퀼트탑 두 편이었다. 종이학 은 바다와 창고와 개를 소도구로 배치시킨 가운데 한 남자의 절망적 현실을 몽타쥬처럼 그려낸 시각적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 역시 종이학을 접는 젊은 남자 주인공의 내면 심리를 끝내 주제와 연결시켜 점화시켜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당선작 퀼트탑 은 우선 어떤 소재라도 감당해낼 수 있을 만큼 문체 역량이 뛰어났다. 이 작품은 남편의 직업적 좌절에서 겪는 고통과 함께 스스로 퀼트 작업의 장인정신을 통해서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치열한 극복 의지를 잘 내면화시킨 작품이라는 점과 집안에 침투한 개미의 보금자리 사수 근성을 자신의 잠재적 충동과 대결시킨 알레고리가 크게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당선을 축하드리며 건필을 빈다.


심사위원 구중서(문학평론가)ㆍ유홍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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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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