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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날 천막 교회의 행복했던 크리스마스가 생각난다. 목화송이 눈을 맞으며 동방박사 가 되고 싶어 외할머니 몰래 11월이 되면 나는 주일학교에 열심히 나갔다. 그리고 불자였던 외할머니에게 종아리를 맞으면서도 나는 해마다 동방박사 가 되고 싶어서 크리스마스가 임박할 무렵이면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열심히 교회에 다니는 친구 따라 교회에 다녔다.
생각하면 나는 어릴 그 때 천막 교회의 크리스마스에서 그리 멀리 온 것 같지 않다. 이 기쁨을 늘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유년의 동방박사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다.
문득 휘트먼의 시가 생각난다. 신에 대해 논쟁하지 말라. 당신이 모르는 것 알 수 없는 것 또 사람 수가 많든 적든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라. 아는 것은 적어도 당신을 감동시킨 사람들. 젊은이들. 가족의 어머니들과 함께 가라. 당신의 영혼을 모욕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멀리하라.
그동안 내가 걸어온 길은 늘 내 영혼을 모욕하는 것들에서 떠나길 두려워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영혼을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서 멀리 떠나 있게 했다.
이 때늦은 후회가 새로운 내 영혼의 진실한 출발이 되길 기도하며 심사위원님들과 평화방송ㆍ평화신문에 감사드린다.
▨ 약력= ▲본명 송유미 ▲1955년 서울 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과정 수료(2002년) ▲200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조치원을 지나며 로 시부문 당선 ▲민족작가회원 ▲현재 출판 프리랜서로 활동 중 ▲세례명 헬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