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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신춘문예 출신 정주연씨 시집 '하늘 시간표..' 내놔

행간행간에 흠씬 배 있는 신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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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회색빛 아파트를 떠나 춘천시 동내면 학곡리 전원으로 들어간 정주연(베로니카, 60, 춘천교구 죽림동주교좌본당) 시인. `삼복염천에 삼을 실실이 풀어 삼베옷을 짜내듯` 쓴 시를 가려 새 시집을 냈다. 「하늘 시간표에 때가 이르면」이다. 2004년에 낸 신앙묵상시집 「그리워하는 사람들만이」에 이어 두번째로, 전원생활은 그에게 `시의 샘물`을 안겨준 모양이다.

 남춘천 금병산 자락에 정착한 시인은 스스로를 비워 내며 침잠해있다. 후두둑 떨어지던 빗방울이 그친 오후처럼 명징한 세월 속에서 시어를 길어올리다 멈추기도 숱했지만, 이내 삶은 찰랑이는 물결처럼 빛났다.  

 지난 2001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당선을 계기로 `펄떡이며 더운 숨결로 뛰어노는` 시의 그물에 갇힌 그는 온동네에 다 소문나도록 진한 시의 꽃을 피워내고 있다. `수세미`는 그의 시심이 흘러내린 흔적이다.

 "결마다 올마다/지극한 자정(自淨)의 숨결/맑아서 순해서/수액은 아름다운 치유의 세정수인가/색즉시공의 육신을 씻고 또 씻어/검불처럼 가벼운/영혼의 흰 그물망//그 마디 손은 예정된 숙명이었을까/누구를 사랑했기에/혼마저 자싯물통 안에서 닳고 찢어진/헌신공양…"(`수세미` 중에서)

 누추하기만한 일상, 그 기다림에서 우러난 그의 노래는 신앙적 삶에 대한 관조를 뜻하는 `하늘 시간표`라는 한마디에 집약된다. 시를 위한 시가 아닌, 삶에서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며 길어올린 시인의 삶과 시는 깊은 영혼 울림과 함께 아련한 여운을 남기며 읽힌다. 문예지 「현대시」 신작시집으로 나온 이번 시집에 실린 시 53편은 전작시집과 달리 모두 신앙시편은 아니지만, 시의 행간 행간에 신앙적 체취가 흠씬 배 있다.(한국문연/6000원)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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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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