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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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

생명 존엄성 증진, 생명윤리 세울 '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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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 후 열린 축하연에서 축하떡을 자르고 있는 수상자와 관계자들.
왼쪽부터 조규만 주교, 글렌던 교수, 정진석 추기경, 스그레치아 주교, 오태환 교수, 염수정 주교.
 
▲ 정진석 추기경(왼쪽)이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 엘리오 스그레치아 주교에게 생명의 신비상을 수여하고 있다.
 
 15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제1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난치병 치료를 지원한다는 `생명의 신비상` 제정 취지에 걸맞게 수상자와 축하객 모두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고 세계 각국 교회가 연대해 생명의 존엄성을 증진시키는 데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주목 받은 수상자는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 엘리오 스그레치아 주교와 미국 하버드대 법대 메리 앤 글렌던 교수.

 세계 가톨릭교회 생명윤리의 중심 인물인 스그레치아 주교는 수상소감에서 "과학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생명윤리 문제가 논란을 일으키는 시점에서 사람들에게 올바른 생명윤리를 세워줄 반석이 필요하다"며 생명위원회를 설립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한국 교회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생명위원회 연구진과 교황청 생명학술원 및 관련 기관 연구진이 서로 협조, 교류하며 연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스그레치아 주교는 저술 활동을 통해 가톨릭 생명윤리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으며, 오랜 기간 강의와 생명윤리연구소장 및 국가생명윤리위원으로 이 분야에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보이고 있다.

 스그레치아 주교와 더불어 눈길을 끈 글렌던 교수는 활동상을 받은 수상자답게 36년 전 입양한 한국인 딸 사라씨와 함께 참석해 생명운동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글렌던 교수는 한국 사회의 입양 기피현상에 대해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와 자매라는 생각으로 혈연을 뛰어넘는 형제적 사랑을 확산시켜 간다면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렌던 교수는 1996년 제4차 국제연합(UN) 세계여성대회 바티칸 대표부 대표로 선출되는 등 주요 국제회의에서 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 역할을 맡은 최초의 여성.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위원, 교황청 가정평의회 고문, 미국 주교회의 국제정책위원회 고문 등을 맡아 많은 활동을 벌인 세계적 평신도 학자로 현재 교황청 사회과학학술원 의장으로서 사회정책에 관한 최고위 자문위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두번에 걸쳐 미국 생명윤리에 관한 대통령 평의회 위원으로 활동한 것을 비롯해 30여년동안 낙태 및 안락사 반대에 관한 저술활동과 생명보호운동에 헌신하며 인간 생명 존엄성과 가치를 사회에 알려왔다.

 이번 시상식에 국외에서 참석한 또다른 수상자는 독일 프랑크 뇌연구소 하인즈 뵈슬러 소장. 1981년 38살에 세계적 뇌연구소 중 하나인 막스프랑크 뇌연구소 최연소 소장으로 발탁됐으며, 「네이처」지를 비롯한 유명 과학 잡지에 논문 180여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자다.

 뵈슬러 소장은 "독일에서는 생명의 존엄성을 해칠 소지가 있는 모든 과학연구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항상 교회가 생명에 대해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신중히 생각하며 연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수상자들도 그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다. 서울대 의대 정명희 교수는 생명 현상의 핵심적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산소라디칼의 생체 내에서의 역할`에 대해 활발하고 수준 높은 연구를 하고 있는 중견 과학자.

 인간을 비롯해 산소를 소비하는 모든 생명체는 에너지 대사과정에서 강한 독성을 지닌 산소라디칼(활성산소 혹은 유해산소)이 생성되며 이것이 노화와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정 교수는 세포 내 DNA를 손상시켜 발암 및 노화를 유발하는 산소라디칼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난치병 치료 연구에 새 전기를 열었다.

 정 교수는 또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배아줄기세포 복제 연구 논문으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던 상황에서 진실 규명을 위한 서울대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 논문이 거짓임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생명과학 연구에서 윤리적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 교수는 "생명의 신비상을 수상할 자격이 부족한 사람에게 이 상을 주신 것은 지금까지 업적보다는 앞으로 인간생명 존중을 위한 연구에 기여하라는 뜻으로 여기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희대 노인성 및 뇌질환연구소 오태환 소장은 척수신경 손상 및 재생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로 탯줄 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 뇌질환의 임상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등 생명과학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탯줄 줄기세포는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내는 것으로 배아 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롭다.

 오 교수는 "생명의 신비상이 생명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사회 풍조를 바르게 이끌어 가는 모범이 되길 바란다"며 "척수손상에 대한 연구가 많은 난치병 환자들을 치유하고 미래 인류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자 중 가톨릭대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소장 김중호 신부)가 유일하게 기관으로 수상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국내 최초의 대학 부설 생명윤리연구소로, 급속한 의ㆍ과학기술 발달로 인해 대두되고 있는 생명윤리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우리 사회에 생명존중 의식을 확산시키는 활동을 펼쳐왔다.

 연구소는 그동안 생명윤리에 관한 중요 이슈에 대해 윤리신학을 비롯한 철학, 윤리학, 간호학, 의학 분야의 전문가 공동연구를 시행, `생명윤리안전에 관한 법률에 대한 비판적 분석`(2005) 등 다수 연구를 학회에 발표함으로써 한국 의료윤리 교육에 기여했다. 또 가톨릭대 의대 대학원에 생명윤리 과정을 개설해 대학원생은 물론 부속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과 교수, 사제, 수도자들에게 의학윤리와 함께 생명윤리를 고양시키는 한편 매년 국제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생명윤리 지침을 만들어 의과학 연구 활동에 도움을 주고, 사회적으로 생명윤리 문제가 부각될 때마다 가톨릭 생명윤리를 전파하는 대국민 홍보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중호 신부는 "우리 연구소는 설립 후 4년 동안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점에 관한 연구 생명윤리 등에 관한 12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올바른 생명윤리 가치관을 정립해 왔다"며 "올해는 각 본당을 순회하며 일반 신자들에게 생명윤리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영호 기자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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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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