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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 인터뷰- 활동상 수사장 메리 앤 글렌던 교수

법률 정책부터 생명 보호 틀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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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생명의 신비상` 활동상을 수상한 메리 앤 글렌던 교수(왼쪽)와 한국인 양녀 미진 사라 후드씨
 
 "36년 전 이곳 한국에서 아주 절망적 상황에 처해있던 한 여인이 낙태 대신 생명을 선택했습니다. 그 어린 생명이 지금 제 옆에 있는 양녀 사라입니다. 그때 생명을 포기(낙태)하지 않고 이렇게 예쁜 사라를 낳아주신 생모께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제정한 `제1회 생명의 신비상` 활동상 분야 수상자로 방한한 미국 하버드 법대 메리 앤 글렌던(Marry Ann Glendon) 교수는 수상소감 첫머리를 34년 전 입양한 양녀 미진 사라 후드(37)씨와의 인연으로 풀어냈다.

 당시 다섯 살과 갓난아기 등 두 딸을 두었던 글렌던 교수 부부는 한국에서 세살 반이던 사라씨를 입양했다.

 글렌던 교수는 법률 전문가이자 세계적 평신도 학자로,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위원ㆍ가정평의회 고문ㆍ미국 주교회의 국제정책위원회 고문 등을 맡아 많은 활동을 벌였으며, 지금은 교황청 사회과학원 의장으로서 사회정책에 관한 최고위 자문위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4년간 미국 대통령 생명윤리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정책수립에 참여한 것을 비롯, 30여년간 낙태ㆍ안락사 반대에 관한 저술 활동 등으로 생명보호운동에 헌신해 왔다.

 활동상을 받은 수상자답게 생명운동을 몸소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준 글렌던 교수의 입양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백번의 웅변`보다 더욱 호소력 있게 다가왔다.

 글렌던 교수는 시상식에 앞서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 통역으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태아를 비롯해 어린이ㆍ노인ㆍ빈곤층 등 전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함으로써 `죽음의 문화`가 만연되고 있는 사회를 `생명의 문화`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렌던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치면서 미국 법률이 낙태를 비롯한 생명의 존엄성 문제를 매우 소홀히 다루고 있음을 알았다"며 법학자로서 생명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와 경험을 소개했다.

 "1970년대 사회ㆍ경제적으로 비슷한 20여개 나라를 비교해 보니 놀랍게도 미국과 중국만이 법률적으로 임신 9개월까지 아무런 제한 없이 낙태를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생명을 다루는 법률 정책들이 공개적 논의와 민주적 입법과정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되려면 정책수립 과정에서부터 가톨릭 생명운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렌던 교수는 특히 지난 30년 동안 미국에서 생명운동을 벌인 경험에 비추어 한국도 저출산과 낙태가 확산되고 있는 생명경시풍조를 수수방관한다면 반드시 부정적 교훈을 얻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가족계획을 위해 낙태를 선택한 부모, 유전적 장애를 가졌다고 태아를 낙태하는 사회가 미래 세대에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을까요? 낙태로 형제자매의 죽음을 접하고 자란 우리 자녀들이 나중에 부모가 늙고 병약해져 돌보기 힘들고 짐스러워질 때 안락사를 시키거나 버려도 되는 존재로 취급하게 되지 않을까요?"

 30년 전 미국 사회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을 예측한 생명운동가들을 비웃었지만, 실제로 (낙태를 허용한) 많은 나라가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안락사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글렌던 교수의 지적이다.

 글렌던 교수는 한편으로 "미국 교회는 낙태 대신 생명(출산)을 선택한 미혼모들을 위해 출산ㆍ양육ㆍ입양에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한편 `레이첼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미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을 위한 전화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글렌던 교수는 (수정될 때부터 이미 생명을 갖고 있는) 배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힘없고 약한 인간 생명을 수단과 도구로 삼는 반인륜적 사고를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글렌던 교수는 끝으로 "이 시대는 세계적으로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국경을 초월해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하는 생명운동의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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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7-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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