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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가톨릭 생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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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익 신부(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2004년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데 이어 이듬해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황 교수의 연구가 사기극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어쩌면 우려했던 복제인간 탄생이 상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생명복제기술이 발달하면서 일부에서는 인류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할 만큼 희망을 갖고 있다. 불임부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식수술용 장기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고가의 신약 및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인류에게 장밋빛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는 생명복제기술의 이면에는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식수술용 장기를 얻기위해 복제인간을 만들어 내는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또 이미 죽은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똑 같은 사람을 복제하거나 유전자 조작으로 복제인간을 대량 생산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 인간 배아 복제기술의  응용 분야

 어머니 난자에 아버지 또는 어머니 체세포의 핵을 이식하는 체세포 핵치환 방식으로 인간 배아를 복제하는 방법은 자녀를 낳지 못하는 불임부부들도 2세를 갖게 할 수 있다. 더욱이 체세포 핵치환으로 복제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에 유전자 조작으로 부모가 갖고 있는 유전적 결함을 제거해 우수한 형질을 가진 2세를 만들 수도 있고 아들ㆍ딸 성별을 미리 선택할 수도 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 기술은 알츠하이머, 파킨슨씨병 같은 퇴행성 질환과 당뇨ㆍ심장병ㆍ암까지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또 손상된 장기와 신체조직을 대체할 각종 세포와 장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필요한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기 위해 인간 생명체인 태아를 희생시킨다는 강력한 윤리적 비난도 함께 받고 있다. 또 개인 고유의 유전자 정보를 똑같이 복제한 `쌍둥이 복제인간`은 신체가 손상을 입거나 병들었을 때 이식수술에 필요한 장기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한 `보조용 인간`으로 이용될 위험을 안고 있다.

▶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가톨릭 윤리

 가톨릭 윤리신학이 인간 배아복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 배아 역시 존중받아야 할 인간 생명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이미 인간의 고유한 특징인 유전자형이 결정될 뿐 아니라 철학ㆍ신학적 관점에서도 수정란 때부터 온전한 인간이라는 점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은 그 자체로 목적이지 다른 인간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

 이러한 배아를 생물학적 재료로 사용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은 곧 생명을 파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복제 배아를 만들려면 여성의 난자를 다량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여성의 건강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거나 생명의 위험이나 영구불임의 부작용도 뒤따르는 등 수많은 윤리적 문제를 일으킨다.

 배반포 단계의 배아에서 추출하는 배아줄기세포는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제인간 탄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 과정에서 결함이나 장애를 가진 복제인간이 탄생할 수도 있고, 실험 실패로 폐기되는 배아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곧 인간의 죽음을 의미한다.

▶인간 배아조작의  윤리적 문제

 인간 생명은 하느님이 섭리하신 사랑의 `선물` 이므로 인간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생명공학을 이용해 인간 배아의 생명에 개입하고 목적대로 변형시키려 하는 것은 인간이 소유해서는 안 되는 하느님의 능력을 빼앗으려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또 생명 출산의 진리와 인간 배아의 존엄성을 거스르는 인공수정과 배아실험은 윤리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 실험을 목적으로 배아를 생산하거나 아직 생명이 있는 배아와 태아를 실험에 사용하고, 액체 질소 안에서 냉동시킴으로서 배아의 생명주기를 정지시키는 행위, 태아를 실험용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낙태하는 행위 등도 명백히 비난받아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인간의 배아나 태아는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존중돼야 하며, 그들을 실험 대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역시 `배아나 태아에 대한 실험이나 연구는 언제나 위험을 수반하고 있으며, 신체적으로 해를 끼치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할 위험까지도 안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리모 임신 또한 생명 수태의 정당한 방법이 아니며, 무고한 생명인 배아를 고의로 직접 제거하는 행위도 비도덕적이다.

▶가톨릭 생명윤리의 기초

 배아줄기세포 복제 연구가 내포하는 윤리신학적 문제 중 가장 첫번째는 인간 생명의 주인인 하느님에게 인간이 감히 도전한다는 점이다. 생명복제기술은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것처럼 특정 목적을 위해 인간을 만들어 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미 하느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다. 생명은 오직 하느님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한스 요나스는 "인간 복제는 방법상으로 가장 냉혹하고, 목적상으로 가장 비열한 유전자 조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부모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해 실험실에서 생산되는 복제인간은 새로운 실험을 통해 새로운 모델로 개발 생산되는 상품과 다를 바 없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 문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인간 자신이 다른 사람에 의해 조작 당하는 복제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기본 인권을 전적으로 위해하는 것이다.

 또 인간을 복제해 치료용 의약품을 개발하고 부족한 장기를 원활하게 공급한다는 발생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거부하고 인간 자체를 도구화하는 행위다.

 아울러 인간 복제 기술은 인간 배아를 필연적으로 소모품으로 전락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에 따르면 인간 생명이 탄생하는 최초의 결정적 순간은 난자의 수정이 이뤄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는 체세포 핵이식으로 복제된 배아 역시 온전한 인간 생명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여성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다른 사람의 체세포 핵을 주입하면 난자와 정자가 수정한 것과 같은 수정란을 만들 수 있는데, 이를 배양해 만들어진 복제배아는 유전자가 비정상적 상태일 것이라는 점 외에는 자궁에 착상시키면 인간 생명의 탄생과정을 정확히 재현하게 된다. 따라서 만일 복제 배아가 생명이 아니라서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복제양 돌리나 스너피도 생명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이다.

 인류에게 장밋빛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명공학의 이면에는 이처럼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간 생명은 수정란에서부터 시작되고 새로운 인격체로 출발하는 것인데 그런 인간 배아를 복제하고 조작하고 실험하



가톨릭평화신문  200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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