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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009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자 김상현씨 당선소감ㆍ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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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현 시인
 

   악어무리가 새끼 누우 한 마리를 갈기갈기 찢어먹고, 사자가족이 병든 얼룩말의 내장을 나눠 먹는 동물의 왕국, 텔레비전 모니터는 피투성이다. 피를 닦아내고나면 다시 히잡과 차도르가 피에 물들고, 겁에 질린 아이는 다리가 없다. 중동전쟁을 방영하는 텔레비전 화면, 여전히 모니터는 피투성이다.

 신춘문예 당선 통보를 받은 기쁜 날에 텔레비전 뉴스는 `팔레스타인`의 `가나`라는 마을,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100구의 어린아이 시신이 발견됨으로써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죽은 팔레스타인 사람은 무려 1300명에 이른다는 비보로 텔레비전 모니터는 피로 흥건히 적셔있다.

 내가 여행한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도 전쟁과 학살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적이 있다.

 이 생명 파괴의 시대에 `시 쓰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고 절망감이 들다가도 세상을 향해 내가 날릴 수 있는 화살은 이것밖에 없다는 남루(襤樓)가 다시 시를 쓰게 만들었다.

 신이 허락한 생명의 반환점인 회갑을 넘으면서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버리고 갈 것과 가지고 갈 것을 정리한 적이 있다. 결국 `시 쓰기`라는 내 영혼과의 대화 채널만은 끝까지 열어 놓기로 결심을 했다.

 당선의 기쁨을 누워계신 93살 어머니께 전해드리고 싶다. 그러면 내 손을 잡고 감사의 기도를 해주실 것이다.

 생명 회복, 생명 애정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시를 뽑아주신 평화신문과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더욱 더 정진하는 자세로 보답하고자 한다.
 
 ▨약력=▲1947년 전북 무안 태생 ▲1973년 한양대 산업공학과 졸업 ▲1992년 시 전문지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 : 「달빛 한 짐, 바람 한 짐」(삼영출판사), 「싸리나무숲에 서리꽃 피면」(대교출판사), 「노루는 발을 벗어두고」(시와시학사), 「사랑의 방식CD」(현대시), 「기억의 날개」(대교출판사), 「어머니의 살강」(예일기획), 「거멀장한 바가지가 아름답다」(문학과경계), 「꽃비노을」(시선사) ▲소설집 : 장편 「미완의 휴식」(대교출판사), 단편집 「시내산 옥탑방」(기독교타임즈) 등 ▲산문집 : 「하늘에 떠있는 섬」(대교출판사),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다」(대교출판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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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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