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제3회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 강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는 10일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 성의교정 마리아홀에서 제3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 및 수상자 강연회를 열고 가톨릭대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소장 민우성 교수, 생명과학분야)와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활동분야)에게 상패와 상금 3000만원을 각각 전달했다.
 세계적 수준의 조혈모세포이식센터로 명성을 얻고 있는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지난 25년간 조혈모세포이식에 관한 선구적 연구와 치료 활동으로 수많은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들 생명을 구했다. 알톤 의원은 독실한 신앙을 바탕으로 생명윤리를 거스르는 낙태와 안락사뿐 아니라 수단ㆍ버마ㆍ라오스ㆍ북한 등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수많은 글과 사회운동을 통해 인간 존엄성을 수호하는 데 앞장서왔다.

 알톤 의원은 수상자 강연회에서 "그리스도인은 낙태ㆍ배아 실험ㆍ복제ㆍ안락사 등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죽음의 문화를 반대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원과 열정을 생명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우성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이식센터의 지난 역사와 성과들을 소개한 뒤 좀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연구와 치료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강연 요지.


▨생명의 문화와 죽음의 문화(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활동분야)
세계는 개인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명분 아래 태어나지도 않은 수 억 명의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 강자의 자유에는 약자의 죽음이 따른다. 사냥꾼의 자유는 총을 맞는 동물의 죽음을 수반한다. 선택과 자율보다 더 심오한 것이 방어 능력이 없는 자들, 인간 존엄성, 공공의 선 등에 관한 우리의 의무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4200만여 건, 하루 11만5000여 건씩 자행되는 낙태보다 더 심각한 생명경시는 없을 것이다.

 낙태는 단지 태아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만이 아니다. 낙태는 더할나위 없는 끔찍한 짓임에도 간호사와 의사들이 생명을 죽이는데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만든다. 종종 부인에게 낙태하라고 강요하는 남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여성들의 심리적ㆍ신체적 건강에도 큰 해악을 끼친다.

 죽음의 문화가 초래한 결과로는 낙태 말고 또 무엇이 있는가. 수많은 국가들은 낙태를 합법화했기 때문에 실험이나 치료를 위해 수백만 개의 인간배아를 만드는 것을 허용했다. 영국은 한술 더 떠 인간과 동물 세포를 혼합해 인간과 동물 간 잡종 배아를 만드는 것을 허용했다. 반인반수인 생명체가 단순히 과학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탄생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파괴할 목적으로 말이다. 인간 생명은 천천히 그러나 냉혹하게 도구화돼가고 있다.

 잡지 「네이처」는 생명이 언제 시작되는지 알려줬다. 네이처는 `1일째 결정되는 운명`이라는 글에서 "당신의 세계는 임신 후 처음 24시간 안에 결정된다. 머리와 다리가 어디서 생겨나고, 어느 쪽이 척추를 형성하고, 어느 것이 배로 정해지는지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후 불과 몇 분, 몇 시간 안에 결정된다"고 밝혔다. 수태가 생명의 시작이자 내가 `나`이기를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임에도 인간배아의 지위는 실험실 쓰레기로 취급될 정도로 격하됐다.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은 없다. 그러나 훌륭한 과학과 훌륭한 윤리가 만나면서 놀랍고도 흥미로운 진보가 이뤄져왔다. 인간배아를 파괴할 필요가 없는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80건이 넘는 치료법이 개발되고 현재 300여 건의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생명은 수태와 함께 시작되지만 출생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죽음의 문화는 인간이 자궁 밖으로 나온다고 해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 존엄성에 대한 무관심은 생명의 마지막에 관한 태도에도 반영된다. 우리는 과거 노인과 병자를 존중하고 돌보는 것을 소중한 신념으로 간직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을 짐으로 간주하고 외로운 삶을 살도록 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사망하도록 하는 대신 독극물을 주입하고 있다. 새롭게 주장되고 있는 `죽을 권리`가 빠른 속도로 `죽을 의무`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살인하지 마라`는 십계명의 계명이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는 단지 의학적 차원의 살인에 대한 반대일뿐 아니라 공공의 안전에 관한 것이다. 장애인들이 `자신의 생명이 일찍 끝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 그리고 사회에 미치는 비인간적 영향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영국 상원 특별위원회는 "죽음은 사적ㆍ개인적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죽음은 다른 이들 삶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안락사를 개인의 이익과 사회 전체 이익으로 나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로 본다"고 발표했다.

 가톨릭 신자는 단지 낙태, 배아 실험, 복제나 안락사를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죽음의 문화를 반대하고 우리의 자원과 에너지를 생명의 문화를 증진하는데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곤경에 빠진 여성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제공해야 하며, 호스피스 활동을 통해 병자와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그리고 대규모 생명 파괴에 대항해야 한다. 우리는 정치적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들과 정부에 생명윤리를 지지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들도 많다. 유다교의 한 랍비는 "한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전 세계를 살린다"고 말한 바 있다.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죽음의 문화와 생명의 문화 간 싸움에서 우리는 중립을 지킬 수 없다. 각자는 반드시 행동을 해야 한다. 신명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내가 생명과 죽음을 네 앞에 두었으니, 생명을 택하여라"(30,19). 우리가 택해야 할 것은 생명이다.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한 25년의 열정(가톨릭대 성모병원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소장 민우성 교수, 생명과학분야)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이하 센터)는 1983년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후 더욱 많은 환자에게 첨단의학을 통한 완치 기회를 제공하고자 1992년 5월 1일 가톨릭대 부설 `가톨릭골수이식센터`로 발족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09-02-0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0

시편 119장 34절
저를 깨우치소서.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마음을 다하여 지키오리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