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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한국가톨릭문학상 - 시 부문 수상자 김종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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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부문 수상자 김종철 시인은 `한국가톨릭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가톨릭 정신과 세계관을 구현하는 작품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 정희성(시인·심사위원)
 
 
▲ 수상작 `못의 귀향`
‘한국가톨릭문학상’ 제12회 수상작에 시인 김종철(아우구스티노)씨의 시집 「못의 귀향」과 소설가 공선옥(마리아 막달레나)씨의 소설집 「명랑한 밤길」이 각각 선정됐다.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창영 신부·가톨릭신문사 사장)는 운영위원 회의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문학평론가 구중서, 소설가 김주영, 시인 신달자, 시인 정희성씨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교계와 문단의 자문을 거쳐 최종 선정된 후보작들을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를 가졌다.

시상식은 5월 2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5층 강당에서 열리며, 이날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시인에게는 상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무척 쑥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가톨릭문학상’ 수상은 제게 있어 참으로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지난 세월, 늘 ‘복음시인’을 꿈꾸며 살아왔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 하느님께서 주시는 격려로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시집 「못의 귀향」(시학/136쪽/1만원)으로 제12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종철 시인(아우구스티노·62)은 “가톨릭 신자 시인들에게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해 응답하고, ‘구원의 희망과 부활’을 노래해야 할 의무가 주어지는 같다”며 “앞으로도 가톨릭 정신과 세계관을 구현하는 작품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세간에 알려진 바와 같이, 김 시인은 자신의 시 세계를 압축하는 두 가지 화두로 ‘못’과 ‘신앙’을 제시해 왔다. 스스로 ‘못의 사제(司祭)’라고 칭하기도 했다.

“중학교 때 세례를 받기 위해 예비자 교리를 듣는데, 당시 교리를 가르치던 수녀님께서 못을 박았다 뺀 자리를 보여주면서 ‘못이란 이렇게 뺀 뒤에도 흉한 자국이 남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장면은 두고두고 제 마음에 각인됐고, 지금까지도 제 시의 화두가 됐습니다.”

1992년작 「못에 관한 명상」에서 ‘가슴 속에 박힌 대못’의 아픔과 ‘구부러진 못대가리’의 슬픔을 노래하던 시인은 이번 수상작에서도 ‘못’에 대한 향연을 이어간다. 스스로 ‘못’이 되어 목수의 손가락 끝에 서기도 하고, 망치질과 못질의 경계에서 관 뚜껑을 덮기도 한다.

그러나 전작이 ‘못’의 상징성을 매개로 삼아 인간의 삶과 사회적 아픔을 탐구했다면, 이번 시집은 60여 년 풍상을 때로는 못 박고 때로는 뽑히면서 살아온 시인의 참회록이라 할만하다.

김 시인은 ‘못 5부작’을 기획하고 있다. 내년 가을쯤에는 ‘못의 사회학적’ 부분을 주목한 세 번째 시집을 펴낼 계획이다. 그는 “김종철(金鍾鐵)이란 이름 석 자에도 각각 ‘쇠 김(金)’자가 셋이나 들어있는 것을 볼 때, 금속 성질을 지닌 ‘못’과의 인연은 어쩌면 운명 같은 것 같다”며 “못에 관한 시를 주로 쓰다 보니 문단에서는 ‘(시를) 못 쓰는 시인’으로 불리기도 한다”며 웃었다.

김 시인은 언론사 신춘문예를 두 번이나 섭렵한 시력(詩歷) 40년의 중견시인이지만, 문단 바깥에서는 ‘해리포터’를 출간한 출판사 ‘문학수첩’의 대표로 더 유명하다. 이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출판사를 직접 경영함은 물론, 한국시인협회 이사와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문단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등단 40주년을 맞은 제게 올해는 회향(回向)의 시점에서 새롭게 거듭나는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습니다. 이번 ‘한국가톨릭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제가 가진 모든 열정을 문학에 쏟아 붓겠습니다.”

발랄한 언어로 부활의 깊은 의미 담아

■ 심사평 / 정희성(시인·심사위원)

신학자 칼 라너는 “시는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오는 살아있는 말의 작업”이라고 평했다. 시는 일상생활의 차원이라든가, 자연경관의 서정적 묘사 정도로는 부족하다. 또한 근래 우리 시단의 경향처럼 감수성의 과잉으로 메시지가 묻혀버리는 허무의식의 언어유희도 경계되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시의 상상력이 인간 세계에서 그 갈피와 폭을 펼치는 일이 거의 무한히 가능하다는 것은 신비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나 ‘신앙시’라 하더라도 그것이 성서적 비유 사례의 범위에 갇힌다거나 호교적 도식성에 얽매여서도 안 되는 것이다. 정예한 말의 작업인 시는 그 분방함과 발랄성이 매우 커도 좋다는 것이 오히려 창조주의 무한한 섭리에 지향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

올해 한국가톨릭문학상 시 부문 수상작인 김종철 시인의 시집「못의 귀향」은 그 발랄성에 있어서 탁월하다.

‘문짝을 고치다 망치로 자주 손등을 찍는 못난 나’, ‘굽은 못대가리가 바로 나’였다니, 이런 것들이 못과 망치의 모습이며 의미다. 다치고 아프며 살아가지만 그래도 가난한 어머니가 손으로 버무려 주던 비빔밥의 요소들, 시금치·콩나물·열무김치·고사리 같은 형제자매의 사랑이 들어있다.

‘부활은 하루살이입니다 / 하루의 천년을 보고 투신한 오늘입니다 / 부활은 못 박고 못 빼는 일입니다 / 몸 바꾼 당신이 소풍가는 날입니다’

구원과 부활에 대한 시가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더욱 신선하고 의미의 깊이를 지닌다.

■ 시인 김종철은

1947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



가톨릭신문  200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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