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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신춘문예] 시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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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묘한 시적 배치 돋보여

시어 다루는 솜씨에 시를 읽히게 하는 매력


   올해에도 투고한 작품 중에는 종교성을 지닌 시편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신앙을 주제로 시를 썼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시로 충분히 여과시키지 못한 채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사유를 타자에게 전하려 함은 오히려 불편함을 줄 수도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투고작 중에서 이석례의 `연무산 일출`, 주영숙의 `배롱나무`, 도복희의 `겨울나무`, 김승원의 `송전탑이 있는 풍경`이 돋보였다. `연무산 일출`은 안개 속의 일출에서 얻어내는 상상력이 뛰어났으나 각 연 구성의 작위성과 시어 수련에 부족함을 드러냈고, `배롱나무`는 정갈하게 다듬어진 작품으로 응모작 전체가 고른 수준을 나타냈지만 독자를 사로잡는 힘이 부족하여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도복희와 김승원의 응모작을 놓고 토론에 들어갔다. 도복희의 <겨울나무>는 시를 쓰는 기교가 수준급에 올라 있었지만 작품에 담고 있는 세계가 소품 수준이었고, 시적 상상력의 결여가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김승원의 <송전탑이 있는 풍경>은 시어를 다루는 솜씨가 능수능란하여 시를 읽히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또한 상반된 시적 비유를 통해 그것을 하나의 이미지로 연결해 가는 품새가 능청스러울 만큼 자유로웠다. `마른 노간주나무에 금종이 뿌린 듯 달이 뜨면/하수구에 통증처럼 달라붙은 흰 밥알들` 같은 절묘한 시적 배치가 신인답지 않게 노련했고, 함께 응모한 작품들도 고르게 안정되어 있어 당선작으로 뽑는 데 쉽게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여러 시적 상황들을 곡예하듯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자칫하면 언어유희에 빠질 수도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사위원 김종철·신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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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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