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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한국가톨릭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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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사(사장 이성도 신부)가 제정하고 우리은행(은행장 이종휘)이 기금을 출연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 2010년 각 부문 수상자가 가려졌다.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성도 신부)는 문학평론가 구중서(베네딕토), 소설가 김용성(그레고리오), 시인 신달자(엘리사벳), 시인 김형영(스테파노)씨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3월 31일 최종 회의를 통해 소설가 이규희(지타) 씨의 장편소설 「그리움이 우리를 보듬어 올 때」(지식산업사)와 시인 김춘추(루카) 씨의 시집 「등대, 나 홀로 짐승이어라」(솔출판사)를 올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5월 20일 오후 4시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5층 회의실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각각 1000만 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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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한국가톨릭문학상 : 소설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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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수상자 이규희 씨


“작품 활동에 매진… 격려에 보답할 것”

“가톨릭 신자 문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수상을 꿈꾸는 큰 상을 받게 돼 더욱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앞으로 열심히 작품 활동하라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격려로 알고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1963년 스물 여섯 나이에 작품 활동을 시작, 올해로 등단 47년을 맞은 원로 여류소설가 이규희(지타?73)씨는 우리 시대의 뭇 작가들과는 다른 행로를 걸어왔다. 굳이 시대의 흐름에 천착하지 않았고, 과작(寡作)도 피했다. 그러면서도 인간소외와 계층 간의 갈등을 다룬 문제작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번 수상작 「그리움이 우리를 보듬어 올 때」(지식산업사/465쪽/1만2500원)는 1980년대 암울했던 시절 ‘역사의 희생양’이 된 우리네 이웃들의 삶에 주목한 작품이다.

 
“우리가 신군부 시대의 암흑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절 젊은이들의 피와 눈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겪은 아픔과 절망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소설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저자 스스로도 ‘생애 최고의 역작(力作)’이라 밝히듯, 이번 소설은 집필 기간만 꼬박 10년이 걸렸다. 함세웅 신부의 도움을 얻어 그때 그 시절을 보낸 젊은이들을 찾아 직접 만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매일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자신을 조금씩 떼어놓듯 글을 써내려갔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자유와 정의를 갈망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들을 만난 날은 내내 몸살을 앓듯 온몸이 뻐근했지요.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에는 어떤 사명감에 사로잡혀 다른 일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는 “깨끗하고 맑게 솟아오르는 저항 정신의 근원은 인간의 가장 존귀한 내면의 심저에서 솟아오르는 것 같다”며 “그들의 증언들이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 돼 두 번 다시는 그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씨는 지난 1983년 늦깎이 세례를 받고 가톨릭에 귀의했다. 당시 민주화의 열망 속에서 고통 받는 이들의 정신적 지주가 됐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서였다. 작가 스스로도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늘그막에 ‘한국가톨릭문학상’ 수상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앞으로도 열심히 작품 활동에 매진해 다양한 중·단편 소설들로 여러분들을 찾아가겠습니다.”

 
소설가 이규희 씨는…


- 1937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 1963년 ‘동아일보’ 장편소설 공모에 「속솔이 뜸의 댕이」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집 「황홀한 여름」 「그 여자의 뜀박질은 끝나지 않았다」, 장편소설 「속솔이 뜸의 댕이」 「수렁을 날으는 새들」 「수줍은 연가」 「잃어버린 눈물」, 수필집 「늘 푸르고 싱그러운 날은 언제」 「내 고백은 진달래 개나리로 피고」 등이 있다.

- 「그 여자의 뜀박질은 끝나지 않았다」로 ‘제35회 한국문학상’(1998)을 수상했다.

■ 수상작 「그리움이 우리를 보듬어 올 때」

"생존자 일일이 만나며 10년간 집필"

1963년 ‘동아일보’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원로 여류소설가 이규희씨의 신작 장편소설.

태생과 생활 여건이 다른 이복자매 명지와 세라를 주인공 삼아 1980년대 신군부 치하 한국의 어두웠던 현실을 담담한 언어로 풀어냈다. 총칼과 군홧발로 국민들을 짓밟던 시절은 이미 30년이 흘렀지만, 작가는 삶의 아픔과 회한을 아로새기며 그 시대의 상처들을 적나라하게 증언하고 고발한다.

명지의 남편 순우는 어느날 밤 느닷없이 합동수사부로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한다. 급기야는 방송사 뉴스 앵커 자리에서 해직되고 낭인이 되어 떠도는데….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피지배계층은 시들어가고 지배계층은 무소불위의 권력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작가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그렸다.

작가는 “힘없는 사람들이 그 엄혹한 시대의 어두운 터널을 매미허물처럼 벗어내려면 적어도 백년의 세월을 견뎌내야 한다”며, 책 표지에 ‘모란꽃에도 가슴을 찔리는 사람들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저마다 진정한 자아에 도달해가는 멀고도 먼 울림’이라고 썼다.

소설가 박완서(정혜 엘리사벳)씨는 “조근조근 무던하고 웅숭깊은 농경시대



가톨릭신문  201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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