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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표현·선명한 주제의식 높이 평가
심사위원 김종철, 신달자
예년에 비해 수준 높은 응모작들이 많았다. 지나치게 멋 부리거나 애매모호한 작품은 줄어든 반면, 서정성 짙은 시들이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했다.
최종심에 올라온 작품 중에서 우경주씨의 `시계들의 소풍`, 이경옥씨의 `해바라기`, 김후자씨의 `죽부인` 등 세 편이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우경주씨의 <시계들의 소풍>은 달리의 미술작품을 시적 소재로 삼아 인생에 은유한 점이 신선했다. 그러나 시계라는 소재에만 너무 국한한 나머지, 표현이 작위적이고 결구 부분이 안이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이경옥씨의 <해바라기>는 소재를 파고드는 집요함과 표현력은 높이 살만했으나, 시어의 명징성이 부족해 읽는 맛을 떨어뜨려 아쉬움을 남겼다.
심사위원들은 김후자씨의 <죽부인>을 당선작으로 뽑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군더더기 없는 시적 표현과 비유에 노련함이 엿보였고, 선명하게 주제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쓰레기더미 위에 버려진 죽부인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어머니의 삶에 투영하는 방식이 억지스럽지 않고 능수능란했다. `움푹 패인 상처마다/괜찮다 괜찮다 나지막한 소리/달꽃이 피었다`와 같은 끝맺음도 시적 완성도를 높였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