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제14회 한국가톨릭문학상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가톨릭신문사(사장 이성도 신부)가 제정하고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이 기금을 출연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 2011년 수상작에 이일향씨의 시조집 「기대어 사는 집」과 이규희씨의 동화 「왕비의 붉은 치마」가 각각 선정됐다.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성도 신부)는 문학평론가 구중서(베네딕토), 시조시인 박시교(제노비오), 시인 신달자(엘리사벳), 동화작가 정두리(세라피나)씨로 심사위원회를 구성, 심사와 회의를 통해 각각의 수상작을 확정했다.

특히 올해에는 가톨릭문학상 제정 이래 처음으로 한국시 전통성과 서정의 기둥인 시조가 수상작으로 선정돼 더욱 큰 관심을 모은다.



◆ 시 부문 수상자 - 시조시인 이일향씨

“시조 선정, 문학상 제정 이래 최초”


 
▲ 시조시인 이일향씨.
 

“부족한 저를 통해 ‘시조’가 한국 가톨릭문학상의 영광을 안게 돼 가장 큰 기쁨입니다.”


이일향(세레나·82) 시조시인은 “인터뷰 자리에 앉아서야 비로소 상을 받게 됨을 실감한다”며 먼저 시조의 아름다운 가치에 대해 설명을 이어나갔다. 시조시인다운 올곧은 의식과 겸손함이 한껏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시조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 고유의 가락과 정서 등이 모두 녹아들어 있는 전통 정형시입니다. 시가 갈수록 난해해지고 산문화 되어가고, 각종 외래어와 인터넷 속어 등이 범람하는 요즈음 세상에서 시조는 우리말을 정화하고 고유의 아름다움을 살려나갈 뿌리가 됩니다.”

이러한 시조의 틀을 빌려 그가 나누어온 주제는 대부분 삶에 대한 명상이다. 시인은 일상에서 따낸 쓰디쓰면서도 달콤한 삶의 열매들을 사랑과 그리움, 기도의 마음으로 매끈하게 다듬어왔다.

수상작 「기대어 사는 집」은 열두 번째 작품집으로, 이 시인의 문학적 사상과 정서가 총체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기도 안에서 온전히 비운 마음, 하느님께 기댄 묵상의 뜻도 절절이 담았다.

이 시인은 “하느님은 저의 전부이자 절대자”라며 “내 힘으론 딛고 설 수 없는 참담한 아픔을 겪으면서 하느님을 더욱 절실히 체험하고 그분의 도우심으로 시조를 쓰며 숨 쉬어 왔다”고 역설한다.

이 시인은 시적 재능을 품고 있었지만 결혼을 계기로 자신만의 꿈은 의식하지 못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남편을 잃고 한없는 절망감에 빠져있던 그에게 구명대가 된 것이 바로 시조였다.


“제 인생은 이모작입니다. 처음엔 여자로 아내로 엄마로 살았고, 다시금 시인으로서의 삶을 통해 다시 태어났지요.”

당시 이 시인은 민족시인이자 저항시인으로 잘 알려진 아버지 이설주 시인의 권고로 시조 습작을 시작했다. 49세 늦깎이로 시인의 삶을 시작했지만,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성실함으로 시집을 통해 선보인 작품만 1000여 점에 이른다. 사랑과 봉사, 신앙을 근간으로, 관념이나 감성에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삶 안에서 친숙한 풍경을 시어로 표현하면서 작품마다 기대 이상의 호소력과 공감대도 얻었다. 특히 이 시인은 쉼 없는 습작 활동을 통해 시조 쓰기의 방법을 스스로 익히면서 완숙의 경지를 향해 걸어왔다.

“머리와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한 번 더 또 한 번 더 정제하고 다져 시조 가락에 얹어왔습니다. 시조를 쓰는 것은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신 소명입니다. 저에게 남은 마지막 남은 기름 한 방울도 마지막 창작의 순간까지 태울 수 있도록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 이일향 시조시인은…


이일향 시조시인은 1979년부터 백수(白水) 정완영 선생을 사사, 1983년 「시조문학」 추천 완료를 시작으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첫 시조집 「아가(雅歌)」 출간 이후 「세월의 숲속에 서서」, 「구름해법」, 「기도의 섬」등 12권을 선보였다.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에 이어 윤동주문학상, 정운이영도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신사임당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여성시조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과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여성문학회 자문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 및 시인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 수상작 「기대어 사는 집」

「기대어 사는 집」은 이일향 시인의 열두 번째 작품집이다. 이 시인은 “이제 나를 비워놓고 영혼이 남아서 기대어 살아갈 집 그 뜨락에 뿌린 시의 씨앗을 거두어 본다”는 말로 작품집의 문을 열고 있다.

이번 작품집에서는 연작 ‘돌아가는 길’을 비롯해 ‘너를 운다’, ‘부활의 노래’ 등 총 68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모두 글자 그대로 가슴 속에서 꺼내 씻고 다듬어 한 자 한 자 새긴 언어들이다. 특히 시조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면서도 완결성을 보이는 창작물들로 평가받고 있다.

■ 심사평 / 심사위원 박시교 시조시인

"삶의 진솔한 이야기 율·격 살리며 풀어내 "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4-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7

시편 18장 3절
주님의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피신하는 저의 바위시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