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특집] 제14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 - 수상소감,인사말,축사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수상 소감

● 시부문 수상자 이일향 시조시인


“시조 창작 소명 주신 주님께 감사”


 
▲ 이일향씨

뜻밖의 수상 통지 받고 정신이 아득했습니다. 너무 큰 상이어서 인터뷰 자리에 앉아서야 비로소 제가 상을 받게 됨을 실감했습니다.

제 인생은 이모작입니다. 처음엔 여자로, 아내로, 엄마로 살았고, 다시금 시인의 삶을 통해 새로 태어났습니다. 마흔아홉에 제게 불어 닥친 폭풍우 속을 헤맬 때 앞길이 막막한 저에게 아버지께서는 백수 정완영 선생님을 소개해주셨고, 그때부터 서른 해가 넘게 시조를 붙잡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뒤늦게 시조에 눈뜨면서 저는 비로소 내 나라의 말씀과 내 나라의 글자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깨달았고, 시조가 바로 한국시의 살이요 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삶에 뿌리 깊이 박혀있는 어둡고 밝은 것, 슬프고 기쁜 것, 아름답고 아픈 것들을 하나씩 뽑아 서투른 시를 써왔습니다. 이제 시조는 제 몸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잎을 피워 오래고 깊은 가락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번 열두 번째 시조집 ‘기대어 사는 집’에서는 저와 저의 아들딸들의 바람벽이 되어주는 남편에 대한 마음속의 집을 그려냈습니다.

가톨릭문인 가운데 시조시인은 많지만 문학상을 받은 이는 제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우리 겨레의 시인 시조를 쓰는 것이 오늘 따라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남은 날이 얼마일지는 모르겠지만, 한 줄의 시라도 오래 남는 시인이 되기 위해 쓰고 또 쓰겠습니다.

마지막 남은 기름 한 방울이라도 헛되지 않게 태울 수 있도록 격려와 사랑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게 하느님은 전부이자 저의 절대자입니다. 저에게 시조를 쓰라는 소명도 하느님께서 주셨습니다. 저도 쓰고 또 쓰며 은총 주신 하느님께 기도하겠습니다.

● 아동문학부문 수상자 이규희 동화작가

“역사, 동화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
 

 
▲ 이규희씨
명성황후라는 인물이 제 마음에 들어온 것은 을미사변이 일어난 지 100년 되던 1995년이었습니다. 그날 아침 신문에 실린 자그마한 어진을 보는 순간 대원군과의 갈등, 외세의 틈바구니에서 외줄타기하던 여장부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연약한 여성의 이미지가 다가왔고, 그 눈빛이 너무나 슬퍼보였습니다. 문득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동화로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는 너무나 어려운 구한말 역사와 자료의 틈바구니에서 그만 길을 잃었습니다. 아무리 아무리 애를 써도 명성황후가 동화가 되어 저를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명성황후의 생가를 돌아보다 어린 시절, 몸종 하나쯤 있었겠지, 그가 동갑내기 몸종이었다면 친구처럼 지내다 같이 궁궐로 들어가 궁녀가 되었을지도 모르겠구나, 명성황후는 죽었지만 자신은 살아남아 그 뜻을 이어나가지는 않았을까 하는 작가적 상상력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실존인물과 제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쓰면서, 제가 이 이야기를 동화라는 그릇에 담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한계도 많이
느꼈습니다. 이야기를 쓰는 동안 누군가 나에게 글을 쓰게 하는 듯한 희열을 느낄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저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역사동화를 쓰는 것도 역사라는 소재를 빌려다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역사의 행간에 숨어있는 많은 사람들의 지난한 이야기를 동화로 풀어내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동화작가로서 과분한 사랑을 받은 사람입니다.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그 고마움에 힘입어 더 좋은 동화 쓰는 것으로 보답드리겠습니다.



■ 인사말

● 이성도 가톨릭신문 사장 신부


“감동·여운 주는 작품 발굴에 기여”



가톨릭신문  2011-06-0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8

집회 3장 17절
얘야, 네 일을 온유하게 처리하여라. 그러면 선물하는 사람보다 네가 더 사랑을 받으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