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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마지막 순간에도 "고맙습니다"

장례미사 20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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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 품에 평안히 쉬십시오"
 


   큰 별이 떨어졌다.

 슬퍼하는 이들을 온 몸으로 껴안고 함께 울어주던 `사랑의 별`이었고, 우리 사회가 혼란에 빠질 때마다 가야 할 길을 밝혀준 `시대의 등불`이었다.

 2월 16일 오후 6시 12분. 우리 시대의 목자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이 무거운 십자가를 내려놓고 하느님 곁으로 돌아갔다. 향년 87살.
 김 추기경은 "나는 사랑을 많이 받았다.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편안히 눈을 감았다. ▶관련기사 2~18면

 추기경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율리안나 비서수녀는 "추기경님, 좋으시겠어요. 이제 곧 그토록 뵙길 원했던 예수님과 어머님을 만나시잖아요"라며 눈물로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옹기장수 어머니를 사모하는 추기경의 마음은 남달리 애틋했다. 그는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 하늘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어릴 때 행상 나간 어머니는 산등성이로 기우는 석양을 등지고 돌아오실 때가 많았다. 하늘나라에 가면 보고 싶은 어머니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중)고 말한 바 있다.

 김 추기경의 십자가는 참으로 무거웠다. 1968년 46살에 서울대교구장에 올라 교구를 이끄는 동안 시대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까지 온 몸으로 껴안았기에 더더욱 무거웠다. 민주화 운동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던 1970~80년대에는 날마다 홀로 십자가 예수님 앞에서 "이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길을 물으며 외로이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걸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병고(病苦)의 십자가도 기쁘게 받아들였다. 추기경은 병상에서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하느님 뜻에 맞지 않는다"고 의료진에게 누누이 일렀다. 6개월 가까이 지루한 병실 생활을 하면서도 병문안을 오는 사람들에게 유머로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16일 밤에 발표한 애도사에서 "노환으로 고통을 받으시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미소와 인간미를 잃지 않으셨다. 추기경께서 마지막 순간까지 세상을 향해 외치셨던 메시지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리스도의 평화와 화해였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한평생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 편에 서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준 사랑의 목자였다.

 또한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추기경 사목표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그리스도를 닮은 목자였다. 추기경은 최후 순간에 자신의 육신마저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내놓았다. 서울 세계성체대회에서 약속한 대로 떠나면서 앞을 못보는 2명에게 안구 각막을 기증했다.

 추기경은 평소 "평화는 내가 남에게 `밥`이 되어줄 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추기경은 탐욕과 분열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 사회에 그 메시지를 들려주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내놓았다.

 명동성당에 마련된 빈소에는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장례미사는 20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 봉헌된다.
 
특별취재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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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09장 21절
하느님, 당신은 저의 주님. 당신 이름을 생각하시고 저를 위하여 행하소서. 당신의 자애가 선하시니 저를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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