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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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특집] 추도미사 이모저모

당신께서는 천국을 우리 사이에 가져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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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비롯한 전국 성당서 추도미사 봉헌
용인 공원묘지도 2500여 신자·유가족 참석
생가와 추기경의 봉직 본당 등에 분향소 마련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이후 첫 주일인 2월 22일 서울 명동성당을 비롯한 전국 1천8백여개 성당과 경기도 용인 서울대교구 성직자 묘역에서는 김 추기경의 안식을 비는 추도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정오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주례로 신자 2천 8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미사가 열렸다.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을 주신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아픈 것만 안주시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고통을 통해 나를 당신께로 더 가까이 이끌려고 하시는구나에 더욱 감사하게 된다”는 내용의 김추기경의 육성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정추기경은 미사 중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감사 메시지’를 통해 “여러분의 애도와 사랑에 대해 한국 천주교회를 대신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김추기경이 남긴 사랑과 나눔의 메시지를 잘 새겨 가톨릭교회가 평화와 사랑이 흘러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틀 전 김추기경이 영원한 안식에 든 서울대교구 용인 공원묘지 내 성직자 묘역에서도 이날 정오 2500여 명의 신자와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교구 총대리 염수정 주교 주례로 추도미사가 봉헌됐다. 새벽부터 묘역을 찾은 신자들은 추기경 묘소에 헌화하고 연도를 바치며 추기경의 유언을 가슴에 새기고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염수정 주교와 교구 사제단, 유가족을 비롯한 신자들은 미사 후 신자들이 남기고 간 꽃으로 단장된 추기경 묘소를 참배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추도 미사 참가자들은 김추기경의 사진이 든 열쇠고리와 사목 표어가 새겨진 묵주를 선물로 받았다. 염 주교는 참가자들이 받은 묵주를 축복하며 “추기경께서는 평소 방문객들에게 묵주를 나눠주면서 ‘천국 가는 데 한 표 부탁한다’고 하셨고 저도 그렇게 받았다”고 이야기하며 생전 항상 미소를 머금으며 찾는 이를 반겼던 추기경의 모습을 회상하기도 했다. 서울대교구는 김추기경 열쇠고리와 상본을 전국 각 교구 사제단에게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묘역을 찾아 미사를 함께 집전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추기경님께서는 천국에 가신 것이 아니라 천국을 우리 사이에 가져오셨다는 느낌을 지난 한 주간 깊이 느꼈다”며 “우리는 추기경님께서 남겨주신 사랑의 메시지를 기억하고 실천하며 천국을 이루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추기경이 사제품을 받은 대구 계산동성당, 교구장으로 재임한 마산교구 양덕동성당 등을 비롯한 전국 각 교구 본당들도 이날 추도미사를 봉헌하며 김추기경 선종 후 첫 주일을 고인이 남기신 사랑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삼았다.

대구대교구는 17~19일 대구 계산주교좌성당과 경북 군위의 생가, 김천황금성당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미사를 봉헌했다.

오전 9시, 오후 3시, 7시 등 하루 세 차례 추도미사가 봉헌된 계산성당에는 매일 6500여 명의 조문객이 방문, 2000여 석의 임시좌석도 모자라 100여 명의 신자들은 성당 마당과 본당 사무실 로비 등에 서서 미사를 참례해야만 했다. 특히 공식적인 추도미사가 끝난 주말에도 1만여 명의 조문객들이 몰려, 본당은 20~21일 미사를 모두 추도미사로 바꿔 봉헌하기도 했다.

19일 저녁 7시 봉헌됐던 마지막 추도미사에서 조환길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추기경님은 일생동안 신앙과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셨으며, 돌아가신 뒤에도 우리에게 화해, 용서, 사랑의 가르침을 일깨워주고 있다”며, “그동안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많이 힘드셨을텐데 이제는 하느님의 품 안에서 평안하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사회 각계와 종교계에서도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했다.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지역 내 인사들과 허운 동화사 주지스님, 이정택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 등 타종단 대표들도 계산성당 분향소를 찾았다. 허운 스님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시기마다 약자의 편에 서시어 사랑을 나누고 실천하신 분”이라며,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모두가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한다는 메시지를 선종하시면서 남겼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대구대교구 군위본당(주임 최호철 신부)도 17일부터 20일 오전까지 김 추기경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경북 군위군 군위읍 용대리의 옛집과 성당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전국에서 몰린 1200여 명의 조문객들은 어머니의 무릎 위에서 교리를 배웠던 김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마음에 그리며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김 추기경이 1955~56년 주임으로 봉직했던 경북 김천시 김천황금성당에도 지역신자들과 일반인 등 조문객들이 줄을 이었으며, 18일 오후 7시30분에는 김천지역 본당 사제들의 합동 추도미사가 봉헌됐다.

사진설명
▲2월 22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김수환 추기경 추도미사에서 정진석 추기경이 분향을 하고 있다.
▲김 추기경 묘소 옆으로 영성체를 위해 줄 선 신자들.
▲22일 추도미사 주례에 앞서 김수환 추기경 묘소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총대리 염수정 주교와 신자들.
▲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성당에서는 매일 6500여 명의 조문객이 방문, 2000여 석의 임시좌석도 모자라 100여 명의 신자들은 성당 마당과 본당 사무실 로비에서 미사에 참례했다.
▲용인공원묘지 내 성직자 묘역에서 봉헌된 추도미사에서 신자들이 두 손을 모아 추기경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정진석 추기경이 22일 봉헌된 추도미사 후 김수환 추기경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김 추기경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경북 군위군 군위읍 용대리의 옛집과 성당에도 분향소가 마련됐다.

이승환·우세민 기자 swingle@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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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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