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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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특집] 한국평협 한홍순 회장 고별사

''''죽음까지 도구삼아 우리를 이끄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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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 추기경님,

추기경님께서 심혈을 기울여 어떠한 부당한 세력도 감히 범접 못할 겨레의 성지로 일궈 놓으신 명동 성당에서 모든 신자와 수많은 국민이 함께한 가운데 이승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저희 마음은 한없는 슬픔으로, 그러나 동시에 기쁜 희망과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온 국민이 추기경님의 선종을 애도하는 것을 보며 저희는 평생을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pro vobis et pro multis)”, 우리 민족이 인간답게 살도록 하기 위하여, 그리하여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요한 10, 10) 헌신하며 착한 목자의 삶을 사신 추기경님이 무척 자랑스럽고 고맙고, 그리고 이러한 목자를 우리 민족에게 보내 주신 하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참으로 추기경님께서는 당신 죽음까지도 도구삼아 우리와 모든 이를 구원의 빛으로 인도하는 영원한 사제요 선교사이십니다. 참으로 추기경님께서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 같은(요한 12, 24 참조) 삶을 사신 분, 저희가 걸어가야 할 구원의 길을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신 희망의 증인이십니다.

오늘 추기경님께 이승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면서 언젠가 저희도 하느님께 나아가 추기경님을 다시 뵈올 때까지 추기경님의 가르침을 따라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 같은 삶을 살기로 다짐합니다. 그리하여 저희도 추기경님처럼 희망의 증인으로 살도록 힘쓰며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 데 이바지하기로 다짐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반세기 동안 저희는 추기경님께서 저희 곁에 계셔서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저희에게 이토록 큰 행복을 누리게 해 주신 추기경님, 이제 더 이상 육안으로 추기경님을 뵈올 수 없게 된 것은 크나큰 슬픔이지만 추기경님께서 이승에서 그토록 그리워하시던 어머님과 함께 이제 주님 곁에서 주님을 마주 대하며 크나큰 행복을 누리고 계시리라는 믿음은 저희에게 커다란 위안이 됩니다.

은퇴하신 뒤에는 혜화동 신학교 사제관에 기거하시며 우리 사회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마다 예언자의 지혜로운 가르침으로 올바른 길을 일러 주시던 추기경님, 이제 아버지의 집에서 우리 민족을 돌보시며 저희를 축복해 주십시오.

매일매일 추기경님을 인도해 주셨고 이제는 추기경님을 당신 아드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영광으로 인도해 주실 하느님의 어머님이요 추기경님의 어머님이신 성모님께 추기경님의 영혼을 돌봐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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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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