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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시 짓고 그림도 그려… 병상서도 가요 애청

시·그림·음악 사랑한 ‘로맨티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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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음악회에서 애창곡인 ‘애모’를 부르고 있는 김수환 추기경.
 
2009년 2월 16일 혜화동 할아버지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 곁을 떠났다.

병상에서도 대중가요를 즐겨 들었으며, 보들레르의 시를 줄줄 욀 정도로 시를 사랑했던 김추기경. 그가 사랑했던 문화의 흔적을 찾아본다.

◎‘애모’를 즐겨 불렀던 추기경

가톨릭을 대표하는 큰 어른이면서도 김수환 추기경은 소박하고 꾸밈없는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김추기경은 본당에 방문하면 신자들의 요청에 의해 즐겨 부르던 노래를 불러주곤 했다. 특히 1995년 KBS ‘열린음악회’에서 김수희(마리아)씨의 ‘애모’를 열창하기도 했다. 공식적인 음악회에서는 처음으로 가요를 부른 김추기경은 관객들에게 열띤 호응을 받았다.

최근 김수희씨는 김수환 추기경의 숭고한 뜻을 담은 추모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반에는 김추기경의 애창곡인 ‘애모’를 개사에 수록할 예정이다.

◎시를 사랑한 추기경

“주여,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과 만나고 싶습니다. /당신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목숨 다하는 그날까지/ 당신과 함께 영원을 향하여 걷고 싶습니다. /형제들을 위한 봉사 속에 /형제들을 위한 가난 속에/ 그들과 함께 모든 것을 나누면서 /사랑으로 몸과 마음 다 바치고 싶습니다.” (‘나의 기도’·1979)

김추기경은 ‘시’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유신정권 말기에는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지은 자작시 ‘나의 기도’를 발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악의 꽃’을 쓴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시를 줄줄 외울 정도로 시를 사랑한 문학인이었다.

◎자화상 ‘바보야’를 그린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은 2007년 동성고 개교 100주년 기념 전시에 손수 그린 작품 몇 점을 선보였다. 검은색 유성 파스텔로 그린 함축적인 드로잉 작품을 내놓았으며 14여 점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바보야’라는 자화상은 자화상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왜 자화상에 ‘바보야’라는 제목을 붙였나?”라는 질문에 김추기경은 “바보 같이 안보여요? 저 모습대로는 아니지만 바보 가까워…”라며 “제가 잘났으면 뭘 그렇게 크게 잘났겠어요.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는 것이 바보지. 그런 식으로 보면 내가 제일 바보스럽게 살았는지도 몰라요”라고 답했다.

당시 전시됐던 김추기경의 드로잉 작품들은 서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만날 수 있다.

◎눈물 많은 로맨티시스트 추기경

‘태조 왕건’과 ‘여인천하’등 사극을 즐겨 봤던 김수환 추기경은 눈물 많은 로맨티스트였다. 그는 영화관에서‘서편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등의 영화들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지연 기자 virgomary@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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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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