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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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특집] [특별대담] 김수환 추기경 선종 그후…

인간 생명 지키려 펼친 노력은 또 하나의 ''''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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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추기경 본받아 늘 약한 이들과 함께 해야
한 종교의 지도자 넘어 `인간 존엄` 몸소 실천
현 교회 모습 돌아보고 사회 봉사 적극 나서야



 
▲ 박동균 신부, 노길명 교수, 변승식 신부(왼쪽부터)가 2월 27일 특별좌담을 갖고 있다.
 
▨ 좌담자 : 노길명 교수 (고려대 사회학과)

박동균 신부 (서울 반포4동본당 주임)

변승식 신부 (주교회의 사무국장)

▨ 사 회 : 우광호 기획특집팀장

고 김수환 추기경은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사랑’을 드러냈다.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통해, 하느님께 드리는 가장 큰 사랑을 통해 그가 이 땅에서 드러낸 사랑은 특히 그의 선종을 계기로 우리 사회 ‘모든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엮었다. 이러한 가운에 김 추기경이 남긴 업적과 그의 영성을 올바로 연구하고 현양사업을 이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추기경 선종 이후의 우리 사회 전반을 휩쓴 추모물결과 캠페인 움직임 등 일련의 사회현상을 냉철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한국 교회가 실천해나갈 과제 등에 대해 올바로 짚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논제로 2월 27일 교회 각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 우광호 기획특집팀장(이하 우) : 김수환 추기경님의 마지막 떠나신 길은 언론은 물론 수많은 국민들이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회 분위기를 짚어볼 때, 김 추기경의 선종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 노길명 교수(이하 노) : 김 추기경님은 인간 존엄성과 사회정의의 구현, 민주화 등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지요. 하지만 사회적인 업적만으로 전국적으로 일어난 추모열기를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현재 대다수 국민들 요즘같이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고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그러한 사회적인 존경과 권위를 지닌 어른을 잃었다는 상실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어지럽고 불안한 세속적 차원과는 다른 성스러움을 향한 갈증을 느끼는 것입니다.

▶ 변승식 신부(이하 변) : 단순히 사회적 공헌만으로는 이념과 계층 등을 망라해 범국민적인, 일종의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의 분위기로 마음이 모아질 수는 없을 겁니다. 김 추기경님께서 그동안 해오신 일은 일종의 재료일 뿐이고, 지위도 하나의 참고일 뿐입니다. 국민들은 김 추기경님의 인간적인 모습, 참된 인간으로 사시려고 하신 모습 자체를 알아본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한마디로 김 추기경님의 인간적인 진실된 면모에 끌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박동균 신부(이하 박) : 정부도 김 추기경님의 장례식을 ‘국민장’이라고 공식선언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김구 선생에 이어 가장 최근에는 육영수 여사의 장례식을 예를 들며 김 추기경님 이후에 앞으로 이렇게 국민들의 마음을 모을 ‘국민장’은 없을 것이라는 전했습니다. 국민들은 하나같이 ‘국민장’이라고 의미를 부연합니다.

소위 ‘국민장’을 통해 떠난 분들은 한국 사회가 일제 침략과 한국 전쟁 등을 겪으며 잃어버렸던 가치, 즉 도덕과 민족혼, 삶의 의미들을 보여주신 분들이라고 판단됩니다. 김 추기경님이야말로 현대사에서 국민들이 갈망하는 가치들을 지닌 분이셨기에, 한 종파의 지도자를 넘어서 근대사 안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을 몸소 실천한 마지막 인물로 평가되기에, 그분의 장례식을 현대사의 마지막 국민장이라는 표현하는 것도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우 : 김 추기경님의 선종이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 다양한 말씀을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잃어버린 가치’란 과연 무엇일까요.

▶ 노 : 우리 사회는 그동안 산업화를 추구해오는 과정에서 성장과 이윤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왔습니다. 인간 생명까지도 도구와 수단으로 삼고 물질적?합리적?조직적?체계적인 것만을 바람직한 것으로 인식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인간이 지닌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진 못했습니다. 최근 ‘삶의 질’에 대해 관심이 높은 것도, 그리고 뉴에이지와 같은 유사영성이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반증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해온 물질적이고 합리적이고 현세적인 것에 대한 자성과 회의가 영적이고 초월적인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때를 새로운 영성의 시대, 종교적 부흥의 시기라고까지 표현합니다. 바꿔 말하면 오늘날 사람들은 성스러움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의탁할 수 있는 권위의 존재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앞으로 우리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할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 변 : 외국에서 살다 온 분들이 종종 우리 사회 분위기가 매우 각박해졌다라고 말합니다. 저도 외국유학 후 한국에 돌아와 TV 광고 혹은 드라마 등만 봐도 표현되는 문구가 매우 천박해지고, 인간을 규정하는 것이 물질적 가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김 추기경님이 생전에 보여주신 것은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 생명에 대한 존중이었습니다. 그분은 인간이 지닌 성성, 즉 인간은 하느님의 시각으로 볼 때 인간은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받을 존재이고, 모든 것에 우선해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현대사회가 강조해온 그릇된 가치들과 대조되는 따뜻함을 보여주셨습니다.

▶ 박 : 우리 사회 발전 과정에서 사회 지도층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더욱 진보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희생을 당연하고 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각종 사회문제를 그냥 덮고 지나치려 했지요. 김 추기경님께서는 그 뒤에서 서서 그들의 부족함을 채워 주셨습니다.

저는 김 추기경님이 당신이 받은 최고의 권위를 충실한 중계자로서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말로써 무엇을 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서기 보다는 소외된 이들의 곁에 다가가 그들 곁에 머무르고 그들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통해, 국민 모두가 각종 사회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중계자가 되셨습니다. 본인을 드러내지 않고 비워가면서, 추기경이라는 또 교구장이라는 권위는 상실된 가치를 전하고 이웃을 만나는데 쓰신 그 모습이 사회 지도층에게 특히 성직자들에게 큰 귀감이 됩니다.

▶ 우 : 일각에서는 우리가 현재 높이 평가하고 있는 김 추기경님의 모습은 시대가 만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아니라 김 추기경님 당신께서 당신의 삶을 통해 그 면면을 보여주고 시사하는 바가 컸다고 봅니다.

▶ 노 : 시대적 상황이 추기경님이 그런 행동을 하도록 촉진시킨 부분은 있지만, 단순히 시대가 만든 분이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특히 김 추기경님 선종 이후 보인 사회 분위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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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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