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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2) 사랑과 나눔의 씨앗 남기다

사랑과 나눔,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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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크리스마스카드에 `밥이 됩시다.` `제가 밥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라는 문구를 즐겨 써서 부쳤습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영혼과 육신이 허기진 이들을 위해 `밥`이 될 만큼 자기 자신을 내놓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진정 인간다운 사회가 되려면 타인에게 밥이 되어주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웃의 고통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눠서 지려는 마음도 밥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 말씀 모음집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중에서 - 
 

 
▲ 사진은 김수환 추기경이 1999년 2월 15일 양재동 화훼마을 화재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는 모습.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에 이렇게 강조했다. `나눌 것이 없다면 함께 울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밥이 될 수 있다`고. 한 평생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Pro Vobis et Pro Multis) 살았던 김 추기경은 우리 곁을 떠나면서 실로 크나큰 선물을 남겼다. 가장 큰 선물은 `사랑과 나눔의 씨앗`이다. 평생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다 세상을 떠난 김 추기경의 선종을 계기로 장기기증은 물론 나눔과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예전보다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는 장기기증을 신청하러 왔다 아예 한 끼 100원 모으기 정기후원회원까지 가입한 이가 많다.
 지난해 연말 이웃사랑과 나눔의 대명사인 구세군 자선냄비에 모인 성금이 81년 모금활동 역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구세군 측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시민들의 참여가 늘었고, 중소기업의 참여와 직장인들의 개별적 후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예년에 비해 개인 기부액이 많이 늘어 우리 사회에 나눔 문화가 확산돼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 카리타스의 경우 지난해 후원금 모금액(약 11억4000만 원)이 2008년(약 9억5000만 원) 대비 약 20 증가했다. 특히 매달 해외 빈곤 국가 및 도움이 필요한 지구촌 이웃을 돕는 정기 후원회원도 7100여 명에서 8200여 명으로 한 해 동안 신규 후원회원이 1100여 명이나 급증했다.
 모금기관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꼭 `김 추기경 효과`로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연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나눔과 봉사가 지난해에는 연중 상시 이어진 점을 주목하며, 김 추기경이 남긴 `사랑 바이러스`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사랑과 나눔 바이러스`는 타 종교로도 빠르게 확산됐다. 김 추기경 선종 직후인 지난해 2월 23일 개신교 유명 원로 목사들이 매월 사례비(목회자 월급)의 5를 떼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선언해 사랑 나눔을 더욱 촉발시켰다. 전국 주요 교회 목회자들이 참여한 `한국교회 고통분담 목회자` 일동은 "김 추기경의 선종을 계기로 사랑 나눔이 확산되는 분위기를 이어받아 사랑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지난해 제작, 방영한 TV공익광고효과 중 김 추기경의 육성으로 `나눔ㆍ기부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공익광고 `밥이 되고 싶습니다` 편의 경우 시청자 82.7가 `태도변화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김 추기경 선종 이후 세상에 사랑과 나눔의 씨앗을 뿌리고 떠나자는 취지로 사후에 전 재산 또는 일부를 기증할 것을 서약하는 유산 기부 사례도 조금씩 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인 박부자(마르타, 85) 할머니는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뒤 지난해 3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사후에 전세금 500만 원을 기부할 것을 약속했다. 장기기증 서약도 함께 했다. 박 할머니는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지켜보면서 마지막 남은 것을 기부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정순(가명)씨도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나기 직전 과수원과 팬션, 승용차 등 자신의 모든 재산을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기증하기로 서약서를 작성했다.
 또 김 추기경 선종 이후 사망 시 받는 보험금을 사회단체나 복지시설에 기탁하는 `기부보험`에 가입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삶을 살았던 김수환 추기경의 숭고한 사랑 정신을 이어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국내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비영리 재단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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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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