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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월 내한한 이사벨 뒤테르트르 총원장 수녀와 함께한 트르와 사랑의 성모수녀회 한국분원 회원들.
왼쪽부터 허루비나, 송은주, 김민경, 송영란, 뒤테르트르, 채애선, 이선재, 김혜영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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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선재(가운데) 수녀에게 스스럼이 없다.
집에서보다 지역아동센터인 `사랑의 울타리`에서 더 오래 먹고 자고 공부하기에 아이들은 자신이 꼭 입양된 것 같다고 고백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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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받는 이웃 안에서 그리스도의 지체를 찾고 섬기고자 십자가를 가운데에 놓고 그 안에 `좋은 이웃(Bon Secours)`이라는 뜻의 알파벳 줄임말 `BS`를 써넣었다.
성모를 본받아 겸손하게 착한 이웃으로 살겠다는 수도 공동체의 다짐이 담겼다.
아래엔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동남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샹파뉴 지방 5대 도시 중 하나인 트르와에서 시작됐고 또 그곳에 본원이 있다는 의미로 트르와(Troyes)를 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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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면서도 익숙한 삶의 보금자리다. 낡은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골목길로 햇볕이 쨍쨍하다. 얼마나 뜨거운지 아이들 하나 보이지 않는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 2398, 무더운 골목길 사이로 평범한 일상이 흐른다.
이 골목엔 그러나 다른 도시엔 없는 특별한 게 있다. `트르와 가정방문센터`(센터장 허루비나 수녀)다.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뿐인 가정방문센터로, 일반 종합사회복지관의 재가복지활동과 달리 위기에 처한 가정과 동반하는 벗으로 활동한다. 사회복지라는 차원을 벗어나 `함께하는 여정의 진정한 동반자`를 지향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사도직을 실현해간다.
트르와 사랑의 성모수녀회 한국분원(분원장 송영란 수녀)이 수도원 곁에 세운 트르와 가정방문센터에 들어섰다. 20㎡쯤 될까 싶은 공간에 사무실이 세 칸이고, 방도 하나 따로 있다. 봉사자들이 PC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경쾌하다.
`가정 방문을 통한 가정 복원`을 꿈꾸는 트르와 가정방문센터는 2008년 6월에 문을 열었다. 지난 2년간 조손ㆍ모자ㆍ부자로만 구성된 282가정과 함께해왔다. 청주시와 함께하는 `드림 스타트(Dream Start)` 프로젝트 일환이긴 하지만, 사업비 전액 지원은 아니기에 늘 허덕인다.
허루비나(루피나) 센터장수녀와 이선재(안느마리) 수녀는 시내 전역에 있는 가정들을 찾기 위한 세부방문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또 봉사자 모임으로 고교생 및 대학생 모임, 어머니 모임 등을 꾸리고 봉사자 교육도 갖고 있다. 사별이나 이혼으로 혼자 된 아버지들 자조모임도 꾸려 서로 자녀양육과 살림살이 애환을 나누도록 한다. 봉사자들과 함께 위기에 처한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는 것도, 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짜는 것도 두 수녀의 몫이다.
"줄 것도, 받을 것도 없습니다. 아픔을 이해하는 게 선행돼야 합니다. 마치 무덤과도 같은 가정의 끈적한 삶 안에 머무르며 그들의 아픔을 들어주는 것뿐입니다. 가난과 질병, 소외와 좌절, 습관화된 무기력으로 고통받는 가정 안에 머무름으로써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자신에게서 찾아내도록 하는 것뿐이죠. 쉽지는 않지만 아주 매력적인 사도직입니다."
가정 방문을 하면 할수록 수도자들은 `하느님 강생의 신비`를 체험한다. 그들 안에서 하느님 모상을 찾아내고 빛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돌봄`이라는 카리스마를 실천하고자 수도자들은 청주에서 `동반`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래서 트르와 가정방문센터 모토는 `아베크(avec)`다. 프랑스어로 `함께`라는 뜻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자 한다. 더불어 `열매교실`도 열어 아이들에 대한 학습지원활동도 펴왔다.
이같은 가정방문 사도직에 앞서 수녀회는 `사랑의 울타리 지역아동센터`(센터장 이선재 수녀)를 시작했다. 2002년 10월 한국 파견 당시, 자신의 사도직을 찾고자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가정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던 수녀회는 사도직 초석을 청주의 대표적 영세민 아파트 거주지역에서 만난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만드는 데서 찾았다.
2003년 7월 청주시 수곡동에 `사랑으로` 울타리를 만들고 가정사도직이라는 트르와 영성으로 함께했다. 일종의 `변형된 가정공동체`였다. 마치 아이들을 입양한 것처럼(실제 아이들도 가족으로 입양된 것 같다는 말을 하곤 했다) 보살폈다. 변화는 느렸지만 조금씩 이뤄졌다.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도 해봤지만, 아이들을 일으킨 건 성적 향상이었다. 성적이 10점만 올라도 아이들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듯했다. 신채호 축구단과 미카엘 스카우트, 한솔초등학교 꿈비교실 및 나
가톨릭평화신문 2010-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