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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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수도의 길] (46) 노틀담 수녀회

소외받는 여성과 어린이들 교육에 남다른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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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틀담 수녀회 관구 본원 정원에서 기도모임을 갖고 있는 수녀들
 
    성녀 쥴리 빌리아르(St. Julie Billiart, 1751~1816)는 천성적으로 쾌활하고 적극적인 소녀였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밭에 나가 일을 하고 날품팔이를 하면서도 항상 밝고 명랑한 얼굴로 사람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곤 했다. 쥴리의 개방적이고 명랑한 성격은 주위 사람들에게서 호감과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은 그런 쥴리의 모습을 보고 `웃는 성녀`라고 부르곤 했다.
 보통 수도자라고 하면 엄숙하거나 차분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노틀담 수녀회(Sisters of Notre Dame) 수녀들을 만날 때마다 느껴지는 이미지는 밝고 명랑하고 쾌활하다. 활기차고 살아 있는 느낌이다.
 "우리 수녀들은 거의 내숭을 떨지 않아요. 수도복을 입은 채 바닷물에 뛰어들어 아이들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수녀들은 살레시오 수녀회와 우리 노틀담 수녀회밖에 없을 거예요."
 수녀회 홍보 담당 최은희(마리 알데곤다) 수녀에게 노틀담 수녀회 특징을 한마디로 간략하게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자 자신의 별명이 `깡패 수녀`라고 소개하며 들려준 대답이었다. 최 수녀는 "다른 수도회 수녀님들께 물어봐도 노틀담 수녀회의 활기찬 분위기를 다들 부러워하고, 신자들도 대체로 우리 수녀들을 편안하게 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수녀원 분위기도 매우 가족적이다. 연배가 높은 선배 수녀와 젊은 수녀가 스스럼없이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친자매처럼 다정해 보인다. 최 수녀는 "막내 수녀부터 나이 지긋한 노(老)수녀님까지 200명 넘는 회원들이 서로의 이름과 얼굴은 물론 어느 소임지에서 일하는지 다 기억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노틀담`이라는 명칭 때문에 프랑스에서 설립된 수도회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으나 한국 노틀담 수녀회는 독일에서 시작된 코스펠트 노틀담 수녀회 소속이다. 수녀회는 1967년 고 최재선(당시 부산교구장) 주교 요청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최 주교는 이미 1962년에 한국인 지원자를 선발해 독일과 로마에서 양성 받게 하는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에서 첫 사도직으로 버스 안내양을 위한 교양센터를 열었어요.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 냉대와 비인격적 대우를 받는 소녀들이지만 그들도 장차 이 나라의 `어머니`가 될 여성이기에 기본적 교양과 지식, 기술 교육 등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게 도운 것이지요."
 지금은 인천 박문초등학교와 박문여중고, 청주 양업고(대안학교), 서산 대철중학교를 비롯해 10여 곳의 유치원ㆍ어린이집, 종합복지관, 노인요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 및 사회복지 사도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실천교리`라는 새로운 교육방법을 기초로 한국교회에 맞는 교리교육을 연구하고 있다.
 "사회복지 사도직도 마냥 돌봐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키워주려는 것이지요."
 최 수녀는 "교육 수녀회인 만큼 우리 수녀들은 뭐라도 가르쳐 주려고 한다"며 "요양원 할머니들에게는 뜨개질이라도 배우게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 수녀는 "개인적으로 노틀담 방과 후 교실(서울 가회동)과 꿈망울단지 공부방(충북 증평군 도안면) 사도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초등학생들과 사교육 혜택을 받기 어려운 농촌 어린이들 공부를 지도하는 사도직이다. 설립자 정신에 따라 가난하고 불쌍한 어린이, 여성들을 위한 교육 활동은 이 땅에서도 변함이 없다.


 
▲ 노틀담 장애인 복지관 관장 김희순 수녀가 봉사자들과 함께 맞벌이 부부 장애인 자녀를 위한 주간보호센터에서 장애아들을 돌보고 있다.
 
 인천시 계양구 계산2동 소재 관구 본원 건너편에 있는 노틀담장애인복지관(관장 김희순 수녀)도 노틀담 수녀회가 자부심을 느끼는 사도직 가운데 하나다. 25년째 치료와 재활교육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자립의지를 키워주고 있다. 장애인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직업재활센터를 비롯해 맞벌이 부부 장애인 자녀를 위한 주간보호센터,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장애인들이 만드는 `노틀담 베이커리`도 있다. 특히 노틀담장애인복지관에서 직업기술을 배운 여성장애인들이 독립해 전례복 등을 생산하는 자활공동체 예인터는 장애인 자활의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2007년 한국 진출 40주년을 지낸 노틀담 수녀회는 새로운 시대적 징표에 따라 전남 곡성과 순천, 강원도 춘천 등에서 결혼이주민 가정과 새터민, 농촌 청소년들을 위한 사도직 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 생태영성을 직접 실천하고자 인천 강화에 아침가리 생태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 수도회 영성과 역사
무더위가 한풀 꺾인 초가을, 공원에 활짝 핀 해바라기는 해를 향해 웃는 해맑은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노틀담 수녀회 회원들이 영성의 어머니라 부르는 성녀 쥴리 빌리아르도 `오직 하느님만`을 향하는 해바라기처럼 살고자 했다. 프랑스 퀴비의 신심 깊은 가정에서 태어난 쥴리는 돈독한 신심으로 14살 때 스스로 동정서원을 하는 등 신앙적으로 조숙한 면을 보였다.
 쥴리는 23살 때 부친이 괴한에게 습격당한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병석에 누워 남의 도움 없이는 꼼짝도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시련을 하느님 뜻으로 받아들인 쥴리는 늘 "오! 좋으신 하느님! 당신은 얼마나 좋은 분이십니까!"라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묵상과 기도의 삶을 이어갔다.
 쥴리는 가난하고 불쌍한 어린이, 못 배운 여인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전해주고 싶다는 열망으로 노틀담 수녀회 설립 기초를 닦았다. 그리고 이 무렵



가톨릭평화신문  201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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