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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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신부의 수단에서 온 편지] (22) 신학교·병원 갖춘 마포딧

첫 방문에도 편안함 느낀 ‘천주교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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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강그리알본당에는 열세 명의 신학생이 있습니다. 이들 중 세 명은 대신학생입니다. 여덟은 소신학생, 나머지 둘은 소신학교를 마치고 대신학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학생들은 방학기간 동안 본당에 돌아오면 신부들과 함께 기도하고 일하며 본당 실습을 합니다. 그 중에는 군소리 없이 잘 따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비누 내놔라’ ‘모기장 내놔라’하며 신학생님 대접을 톡톡히 받으려고 하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아강그리알의 신학생님들 중 소신학생 여덟 명을 신학교에 모셔다 드리러 갑니다. 가는 곳은 마포딧(Mapuodit)이라는 마을입니다. 이곳은 아강그리알처럼 숲 속에 있습니다. 숨겨진 마을이죠. 이곳 역시 내전 중에 사람들의 피란처였던 곳입니다. 큰길에서 20km 떨어진 숲 속 마을이어서 북수단 군인들이 들어올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강그리알에서 마포딧까지 총 거리는 150km입니다. 한국처럼 좋은 도로에서는 100km/h로 달리면 한 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차로 열심히 달려갔음에도 무려 다섯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강그리알에서 쉐벳을 거쳐 룸벡까지 가는 길은 많이 다니던 길이어서 상관 없었지만 룸벡에서 마포딧까지는 초행길이어서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빨래판 같은 길은 익숙해져서 괜찮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타나는 초대형 구덩이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합니다.

힘들게 도착한 마포딧에서의 첫 느낌은? ‘편안함’이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넓고 깨끗한 마을, 신학교와 병원, 학교 등 안정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까미치라는 신학생의 안내로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신학교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전기와 수도 시설이 없고 건물 안에는 침대뿐이었습니다. 시설은 참으로 별 볼일 없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신학생들은 매우 밝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병원에도 가보았습니다. 병원은 규모가 꽤 컸습니다. 룸벡교구에서 운영하는 병원인데 건물이 열 개도 넘었습니다.

아강그리알에서 지내면 사람들이 가끔 마포딧 병원에 간다는 얘기를 하곤 하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학교는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까지 있습니다. 아강그리알에는 초등학교만 있어서 살짝 부러웠습니다.

이 마을도, 아강그리알도 알고 보면 천주교 마을입니다. 룸벡교구의 성당과 룸벡교구에서 운영하는 학교, 병원이 있어 발전된 마을이고 내전이 끝난 지금까지 남아있는 마을입니다. 마을에서 지내는 성직자·수도자 숫자만 열다섯 명 정도 되고 신학교를 담당하는 마크 신부 외에는 모두 외국에서 온 선교사들입니다.

처음 방문하게 된 마포딧은 성당과 학교, 병원이 모여 있는 천주교 마을로 아강그리알과 닮은 마을이라 낯설지 않고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이 마을도 사람들도 모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 아강그리알본당의 신학생들.
 


※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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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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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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