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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엘리사벳 수녀가 전해온 의료봉사 현장 - 한국봉사단, 멕시코 ‘엘 구스또디오’서 인술 펼쳐

‘가뭄 끝 단비’ 같은 의료봉사단, 공항서 멀리 떨어진 병원 없는 오지 마을, 일 년에 한 번 의료봉사단 치료가 유일, 계속 치료할 환자 두고 안타까운 귀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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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한 오지 마을 엘 구스또디오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정 엘리사벳 수녀가 어려운 의료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지 주민들의 이야기를 본지에 편지로 알려왔다. 의사 홍두표(알렉시스)씨와 간호사 2명, 한의사 1명 등 의료 봉사단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감사의 정도 함께 담고 있는 편지의 내용을 정리한다.

멕시코의 흙먼지 나는 사막 밀림지역 엘 구스또디오(El Custodio) 마을 주민들에게는 오랜 가뭄에 단비만큼이나 기다리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들을 치료해줄 의료진이다. 오지마을 엘 구스또디오에는 병원이 없다.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오는 의료봉사단이 이들에게는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특히 올해에는 더욱 특별한 의료봉사단이 이곳을 방문했다. 지난해까지 이곳에 와주던 샌프란치스코 한인성당의 사정이 여의치 않자, 지난 12년 동안 매년 휴가 때마다 이곳을 찾아 봉사해온 이성호(요한세례자)씨가 모교(연세대학교) 가톨릭그룹(newman)에 사연을 띄웠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곧 연락이 왔다.

그리고 지난 4월 정신과 의사 홍두표(알렉시스)씨와 간호사 2명, 한의사 1명이 봉사단을 꾸려 이곳을 방문했다. 가져온 약과 멕시코 말타(Malta)를 통해 후원받은 약을 들고 공항에서 660km를 이동해 겨우 이곳 마을에 닿았다. 이성호씨가 운전대를 잡았다.

봉사단은 수원가톨릭대학교 84학번 신부들이 지어줬다는 아이들의 공부방에 약을 정리하고 환자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밤에는 갈 곳이 없어 이곳저곳 집을 빌려 잠을 청하고 아침이면 다시 약을 싸들고 마을로 향했다. 매일 130명의 환자를 돌보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봉사단은 개의치 않았다. 마치 오래 전부터 해왔던 것처럼 손발이 딱 맞았다. 4일간 누구 하나 불평이 없었다.

마지막 날에는 본당(La Ciudad del Maiz) 신부가 봉사단을 위해 이들에게 선교사 축복식을 마련했다. 본당 신부는 “멕시코에서 선교사를 파견할 때 축복으로 손을 축성하듯 나도 여러분들에게 이제 선교사로 파견하는 축복을 하고 싶다”며 계속해서 선교사의 삶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이들의 마음속에는 나눔에 대한 기쁨 외에도 현지 진료실 부재로 인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들이 4일 간 만난 환자들 가운데 잠깐의 진료로도 완치될 수 있는 질병을 가진 이도 있지만 수술이나 후속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도 있었기에 더욱 그 생각이 간절했다.

백내장을 앓고 있는 노인들과 어린아이들을 기억하며 작은 진료실이라도 있었으면 한다.

오늘도 앞이 보이지 않는 가난한 이들에게 앞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기도를 청한다.


 
▲ 홍두표(알렉시스)씨와 간호사 2명, 한의사 1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이 엘 구스또디오 마을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다.
진료실도 없어 아이들의 공부방에 약을 정리하고 환자들을 맞이했다.
엘 구스또디오 마을은 병원도 없는 오지여서 의료봉사단이 오지 않으면 주민들은 기초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지내야 한다.
 

 
▲ 멕시코 현지 본당 신부로부터 선교사 파견 축복을 받고 있는 봉사단.
 
 
정리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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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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