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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전례 이야기 ‘전례 짬짜’] (19) 천주교(天主敎)와 가톨릭(catholic) 교회

만물의 주님·보편적 진리이신 하느님 흠숭/ 천주교, 중국에서의 ‘천주’ 개념 토착화한 명칭/ 가톨릭, 정통한 신앙 의미 전하는 로마교회 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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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세례받기를 원해서 찾아온 예비신자들에게 가장 혼돈스러운 것은 천주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라고 한다. 특히 개신교에서 개종한 분들은 ‘하나님’에서 ‘하느님’으로, ‘성도’에서 ‘신자, 교우’로, ‘목사’에서 ‘신부, 사제’로 바꾸어 사용하는데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용어들과 함께 ‘천주교’와 ‘개신교’, 그리고 ‘기독교’라는 말처럼 애매모호한 용어들을 정리해주는 것이 예비신자 교리 초기에 필요하다.

그렇다면 천주교는 언제, 어느 문헌에서부터 나타났을까?

예수회원인 마태오 리치가 중국에 갔을 때 그는 중국인의 사상을 연구하고 가톨릭교회를 ‘천주교회’라고 불렀다. 중국에서는 많은 사상가와 종교가 있었지만 온 우주를 창조하고 주재하는 조물주의 개념으로 天主 즉, 천하의 주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었고 결국 마태오 리치는 「천주실의(天主實意)」를 지었다.

천주실의(天主實意)란 제목은 ‘하느님에 대한 참된 토론’이라는 뜻이며, 8편 174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에서 활동하던 예수회 선교사들이 총 500여 종에 이르는 서양 학술서적을 다투어 한문으로 번역 출판하는 분위기 속에서 1593~96년에 편찬된 것으로 보이며, 1603년에 중국 북경에서 처음 간행된 이후 선교사들에 의해 거듭 출판되었다. 바로 이 책에서 천주교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나타낸다. 즉 천주교는 ‘천주의 종교’라는 뜻이다.

「천주실의」는 가톨릭 철학과 스콜라 사상의 입장에 선 서사(西士)와, 전통 유학과 불교·도교의 사상을 갖춘 중사(中士)가 토론하는 형식으로 서술되었다. 동양사회에 대한 천주교 전파가 목적이었으므로 유교적 교양을 바탕으로 천주교 교리를 설득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경우 불교와 도교 이념도 동원하였으며 중국의 고사(故事)와 성어(成語)를 적절히 이용하였다.

1편은 신의 존재와 그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2편은 불교·도교에 대한 논박과 상제(上帝) 개념 등 천주교 수용의 기반이 되는 유교의 성격에 대한 설명을, 3편은 천국(天國)의 필요성과 식물·동물·인간의 특성을, 4편은 인간 영혼의 신령함과 범신론적 일신론(汎神論的 一神論)에 대한 비판을, 5편은 윤회설 등 불교에 대한 비판과 그리스도교의 재계(齋戒)의 성격을, 6편은 죽은 후의 상벌(賞罰)과 지옥·천국·연옥에 대한 설명을, 7편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으로 귀결되는 인간의 본성을, 8편은 천주교 신앙생활과 상통하는 중국 고대의 생활과 천주교에 귀의하여야 할 당위성을 논하였다.

마태오 리치는 중국이 갖고 있는 천주라는 하느님의 개념을 토착화하여 천주교라는 명칭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가톨릭은 어떤 뜻이고 언제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보편적’, ‘일반적’, ‘공번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katholikos에서 유래했다. 안티오키아의 주교였던 이냐시오 성인(98-117년 사이에 순교)의 ‘스미르나인들에게 보낸 서간문’에서 처음 등장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신 곳에 가톨릭교회가 있듯이 주교가 나타나는 곳에 공동체가 있어야 합니다”라고 쓰고 있다.

그리고 이 용어가 널리 퍼져서 사용되었음을 니케아 신경의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는 표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공번된, 보편된’은 성 빈첸시오가 말했듯이 “모든 사람이 모든 시대에 모든 장소에서 믿어 온 것”을 의미한다. 교회가 보편적이기 위해서는 교회가 가르치는 신앙이 당연히 타당해야 했으므로 이단과 대결하는 과정에서 신앙의 정통성을 의미하는 말로서 정통한 신앙을 전하는 교회의 가르침을 뜻하며 사도로부터 전래되었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교회가 로마교회(서방)와 정교회(동방)로 갈라지면서 양쪽교회에서 모두 ‘가톨릭’이란 표현을 사용하다보니 구별이 쉽지 않다. 그래서 혼란을 피하고자 서방교회를 ‘로마교회’ 또는 ‘로마 가톨릭’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후 16세기에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로마 가톨릭에 항의하여 새롭게 교회를 시작한 개신교들을 ‘항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프로테스탄트(Protestant)라고 부르면서 가톨릭이란 말은 자연스럽게 로마교회에 붙는 고유명칭처럼 사용되었다.

한국에서는 천주교가 전래된 이후에 서학(西學), 천주학(天主學), 천주교(天主敎), 가톨릭교 등으로 혼용되어 오다가 주교회의에서 ‘천주교 또는 가톨릭교’를 선택 공인하여 「가톨릭 지도서」(Directorium, 1932년)에 규정함으로써 공식명칭이 되었다.

그런데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Catholic이 ‘카톨릭’으로 표기해야 하지만 한국천주교회에서는 이미 훨씬 오래전부터 ‘가톨릭’으로 써왔고 「천주교 용어집」(2000년 발간)에서도 개신교를 설명하면서 가톨릭으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천주교’나 ‘가톨릭’이나 모두 모든 만물의 주님이시며 보편적인 진리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표현하기에 천주교우들은 창조된 모든 만물들인 자연과 인류를 사랑할 때 참된 가톨릭 신앙인이라 하겠다.


윤종식·허윤석 신부(가톨릭 전례학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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