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김수환 추기경 10주기]“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보셨던 분”

신치구(베르나르도) 전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장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김수환 추기경의 말년을 지킨 세 사람이 있다. 신치구(베르나르도, 87) 전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장과 김 추기경의 조카사위인 김호권(도미니코) 전 국방과학연구소 부소장, 고 전숭규(의정부교구) 신부다.

김 추기경 생전, 매주 화ㆍ수요일이면 한 번씩 어김없이 강남성모병원(현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던 신치구 소장은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해선 모든 게 다 공개돼 더 언론에 나갈 게 없다”면서도 “단 한 가지 공개되지 않은 게 있다면, 그분은 평생 부정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긍정적인 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교회의 미사 참여율이 낮고 고해성사도 많이 안 봐 큰일 났다고 말씀드리면 ‘그래요?’ 하시며 교회는 그보다 더 훨씬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던 적도 있다고만 말씀하실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추기경은 선종 전 2년 동안 주교관과 병원을 오가다가 나중엔 걷지도 못하게 돼 휠체어를 타야만 했다. 당시를 신 소장은 “우리 같으면 ‘인생이 끝났어’라고 말할 만도 한데 일체 그런 말씀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추기경은 한 번도 남에 대해, 사제나 평신도들에 대해서도 저 사람 안 되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다”며 “세상 모든 일을, 특히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셨던 분”으로 기억했다.

그러면서도 신 소장은 “병상의 추기경께서는 외로우신 듯했다”며 “병문안을 가면 뭐, 재미난 얘기 없어요? 하고 보채듯 말씀하시던 게 꼭 부모님들이 자식들 오면 무슨 얘기든 해주기를 바라는 것과 비슷했다”고 전했다.

신 소장은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를 시작으로 18권의 「김수환 추기경 전집」, 35권의 김 추기경 「말씀집」을 출간했다.

그는 “김 추기경은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면서도 겸손하셨고 부지런하셨던 분”이라며 “김 추기경과의 인연이 개인적 차원에서 끝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추기경 어록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집 18권에 담긴 추기경님의 신앙과 삶은 그분의 사목표어인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한 마디에 다 담겨 있다”며 “그 바탕에는 정의와 사랑이 있고, 둘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던 게 기억난다”고 덧붙였다.

신 소장은 “김 추기경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며 법을 잘 지키고 정직하게 살아간다면 훨씬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그 말씀에는 ‘언제 식사나 한번 하자’는 말조차 지킬 의지가 없을 때는 하면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나아가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도 담겼다”고 술회했다.

그는 “김 추기경이 떠나신 지 10년인데, 그분이 돌아가시면서 하신 말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하신 말씀을 잊지 말아 달라”며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랑을 베푸는 것 같이 대가를 바라지 말고 사랑을 베푸는 삶이야말로 김 추기경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9-02-1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7

시편 94장 18절
“내 다리가 휘청거린다.” 생각하였을 제 주님, 당신의 자애가 저를 받쳐 주었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