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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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르포/ ‘철조망에도 꽃은 피어납니다’ (1)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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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에서 7㎞ 남쪽에 위치한 임진각. 꼭대기 전망대에 오르니 녹음이 우거진 풍경과 함께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오가는 하얀 새들이 눈에 띈다. 우리는 얼마나 더 기도해야 저 새들처럼 남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까? 최근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으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주춤했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교회는 남북관계가 맑을 때나 흐릴 때나 지속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사명인 ‘평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철조망에도 꽃은 피어납니다’ 시리즈는 평화를 상징하는 곳을 걸으며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아픔과 평화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기획이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그리스도인은 물론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소망이 담겨 있는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일대를 찾았다.


▶1.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2. 철원 DMZ 평화의길 철원 구간
 3. 양구 DMZ 펀치볼 둘레길 ‘평화의 숲길’


# 분단에서 평화로… 선을 넘어

임진각은 전쟁의 상흔과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 개발된 대표적인 통일관광지인 임진각에는 6·25전쟁의 각종 유물과 기념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과거 임진각은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고향을 바라보고자 찾던 곳이었다. 임진각 주차장 오른편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있는 망배단(望拜壇)이 바로 매년 명절마다 실향민들이 고향을 향해 제사나 차례를 지내는 곳이다.

망배단을 지나 평화누리공원 쪽으로 가다 보면 왼쪽으로 길게 뻗은 철길이 하나 보인다. 그 철길을 따라가면 자유의 다리와 임진강 철교 하행선, 그리고 최근 일부만 복원한 독개다리를 볼 수 있다. 독개다리는 6·25전쟁 때 폭격으로 파괴돼 덩그러니 남아 있던 다리기둥을 활용해 전쟁 전 철교의 형태를 재현한 것이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민간인 출입통제선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이 다리에서는 선명하게 남아 있는 전쟁 당시 총탄 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뜨거운 여름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었지만 아빠를 따라온 어린 아이부터 하얀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와 손을 꼭 잡고 온 할머니 등 평화를 바라는 다양한 이들이 독개다리 위를 오가며 평화를 염원했다. 독개다리 위에서 만난 남기순(78) 할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것을 보고 찾아왔다”면서 “남북이 싸움을 멈추고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와 저 건너의 북한 땅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임진각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한국 문화 체험을 위해 아들과 함께 방문한 스티브 마틴(Steve Martyn·41)씨는 “이번 남북미 정상회동은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 줬다”면서 “1020여 개의 총탄 자국이 남아 있는 기관차를 보며 하루 빨리 평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발걸음

“평화! 그 아름다움이 끝없이 이어지길…”

“하늘에 계신 할머니의 소원인 통일을 기원하며 북에 계신 할아버지를 만나게 해 주세요.”

2005년 조성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입구 오른편에 있는 ‘통일기원 돌무지’에는 방문객들이 저마다 평화를 바라는 메시지가 촘촘하게 담겨 있었다.

평화누리공원 곳곳에는 평화를 향한 염원이 표현된 다양한 조형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 중 눈길을 사로잡은 건 최평곤 작가의 ‘통일부르기’다. 철근과 대나무로 엮은, 최대 11m에 달하는 사람 모양의 조형물은 북녘을 바라보며 땅 속에서 솟아난다. 통일에 대한 ‘나지막하지만 강렬한’ 호소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또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는 김언경 작가의 작품 ‘바람의 언덕’으로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바람의 노래를 표현했다. 김길권·권현진 작가의 ‘평화의 벽’에는 ‘통일로 세계로 평화로’, ‘평화! 어린이의 미소처럼 이곳에 피어나라’ 등 평화를 바라는 다양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국교회도 일찍이 이곳 임진각 일대에서 평화를 위해 기도로써 연대해 왔다. 파티마의 세계사도직(푸른군대) 한국지부는 1974년 5월 19일 경기도 파주 ‘자유의 다리’에서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개최했다. 당시 기도회에는 끊임없이 내리는 비를 무릅쓰고 전국에서 1만20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아울러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는 한반도를 비롯해 전 세계의 평화에 빨간불이 켜질 때 이곳에서 평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이라크전쟁이 발발한 2003년 주교회의 민화위는 경의선 남측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에서 ‘민족화합의 대미사’를 봉헌했다. 이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2011년 이곳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한반도 평화기원미사’를 거행했다. 더불어 지난달 25일 8년 만에 전국 규모의 한반도 평화기원미사를 다시 한 번 봉헌하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임진각 안내탑을 지나면 세계 평화와 한민족의 화합을 승화시킨 안광수 조각가의 작품 ‘새천년의 장’이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둥근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한민족의 군상은 서로 손을 잡고 있으며 이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승리를 상징하는 월계관을 꼭 잡고 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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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7-0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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