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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지 않는가

[사순 기획 /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절제와 비움] 3. 에너지와 일회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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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에 떠밀려 온 플라스틱 등 각종 쓰레기들이 바닷가를 뒤덮었다. 【CNS 자료 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인접촉을 꺼리면서 외적이요 사회적이기도 해야 하는 사순 시기 보속(「전례 헌장」 제110항 참조) 실천이 쉽지 않다. 반대로 생각하면 사람 접촉을 자제하면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와 일회용품 단식을 사순 보속으로 실천하기 제격인 시기다.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안락함과 편안함의 대가는 인류 공동의 집 지구가 부담한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핵발전소가 추가로 지어지고 대도시로 전기를 실어 나르는 송전탑에 산림 곳곳이 멍들었다. 무분별한 물 사용에 하천과 바다 생태계가 시름하고, 과도한 종이류 사용에 벌목하는 전기톱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자연에 대한 약탈적 소비를 수치로 환산하면 더 피부에 와 닿는다. 대한민국의 경우 1인당 연간 전기 사용량은 10.2MWh (한국전력공사, 2018)이고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82ℓ다. 1인당 하루에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929.9g(환경부 제5차 전국폐기물 통계조사, 2018)이고 1인당 종이컵 사용량은 하루 1.4개꼴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나오는 폐마스크도 한몫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환경 악화에 대한 메시지가 선의의 모든 사람”(3항)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세상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모든 노력은 생활양식, 생산과 소비의 양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5항)고 강조한다. 하느님께서 선하게 창조하신 인간은 누구나 환경 악화에 책임을 지고 이를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실천이 어렵지는 않다. 에너지와 물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과 종이 사용을 피하고,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하고, 적당히 먹을 만큼 요리하기부터 시작하면 된다. 더 나아가 생산에 과도한 에너지가 필요한 제품과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포장된 제품은 구매 자체를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개개인의 노력이 더해지면 정부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더 엄격한 규정을 내놓을 것이며 기업도 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처럼 가정에서 자녀에 대한 환경 교육도 중요하다. 한국전쟁 전후 태어난 세대는 습관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강조했다. 자녀들은 빈 방의 전등을 끄고 수돗물도 아껴쓰라는 부모의 말을 귀에 못이 박일 만큼 듣고 자랐다.

타임지 선정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7, 스웨덴)는 2018년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각국의 대표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자. 에너지와 일회용품을 덜 쓰기 위한 노력이 쌓여 결실을 볼 때 앞으로 태어날 세대들은 지구 상에서 멸종한 일회용품을 책에서 보는 날이 올 것이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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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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