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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복음 쓰기 100일 여정… 모바일로 영적 갈증 해소한 공동체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 수상 본당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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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은 모바일 복음쓰기 이벤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 함께 모여 성경을 통독하고 있는 성경통독반 신자들 모습. 한용수씨 제공



혼자서 가는 길은 외롭다. 하지만 함께 떠나는 여정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2월 29일까지 100일간 진행한 ‘굿뉴스 모바일 매일 복음 쓰기’에는 많은 신자가 본당 소속으로 참여했다. 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이 최우수상을 받았고, 서울 이문동본당과 인천교구 백령본당이 우수상을 받았다. 공동체의 힘을 보여준 본당들의 사연과 복음 쓰기 여정을 마친 신자들의 묵상글을 소개한다.



하나가 된 공동체

최우수상을 받은 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주임 김명섭 신부)은 신자 364명이 참여했다. 전국 1441개 본당이 참여했고 평균 참여 인원수가 9.4명인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

본당은 지난 12월에 3년 동안 진행해온 성서못자리 종강 미사를 봉헌하고 수료증을 배부했다. 새해에 들어 40주간을 이어서 시작하려던 중 가톨릭 굿뉴스 매일 복음 쓰기 이벤트 소식을 접했다. 신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주임 사제가 매일 복음 쓰기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하며 100일간의 말씀의 여정이 시작됐다.

성서못자리를 통해 말씀에 맛 들인 신자들은 본당과 자신의 등수가 나오는 매일 복음 쓰기 통계를 보며 복음 쓰기 재미에 빠졌다. 60~70대 어르신부터 주일학교 학생까지 참가 연령층도 다양했다. 특히 주일학교 학생 참여는 50여 명을 훌쩍 넘겼다.

매일 복음 쓰기는 코로나19로 함께 드리는 미사가 중단된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역할도 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으로 완필 감사 미사와 축하식 자리가 취소됐지만, 최우수상 상금 200만 원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자 기부해 나눔의 기쁨을 더했다.

본당 부주임 이재학 신부는 “매일 복음 쓰기 이벤트가 끝났지만 매일 성경 쓰기를 이어서 하는 신자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신자들이 복음 안에 함께하며 미사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 신앙이 힘이 되다

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주임 박동호 신부)은 신자 150명이 참여해 우수상을 받았다. 코로나19도 모바일 복음 쓰기를 향한 열풍에 한몫했지만, 복음을 쓰고 싶은 열의는 10년째 이어온 성경통독반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코로나19 발병 전, 매주 한 번씩 모여 한 시간씩 성경을 읽는 신자들에게 성경을 쓰고 싶은 영적인 갈망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성경통독반 대표 한용수(미카엘)씨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활용이 어려운 신자들에게 내려받는 법과 로그인하는 법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 신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틈이 나면 두 손가락으로 성경을 써 내려갔다. 모바일에서 각자의 진도표를 확인할 수 있어 서로 복음 쓰기를 격려하며 함께 해나갔다.

이문동본당에 성경통독반이 개설된 건 2011년이다. 당시 “새 성전을 짓고 새 건물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홍근 주임 신부의 뜻에 따라 내적 성전을 짓기 위해 성경통독반을 만들었다. 1년 과정으로 한 반에 7~8명의 신자로 구성돼 1년마다 새 반이 시작됐다. 지금은 낮과 밤으로 5개 반이 운영 중인데, 코로나19로 각자 집에서 정해진 분량을 읽고 있다.

한 대표는 “모바일 복음 쓰기 이벤트를 통해 신자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코로나19로 서로 만나지 못해도 서로의 신앙생활을 챙겨준 시간이었다”며 “가톨릭 신자들이 성당에서 성경 공부를 올바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도 제안했다.

우수상 상금 100만 원은 본당에서 형편이 어려운 이를 위해 쓸 계획이다.



서해 최북단 본당에 뿌려진 복음 쓰기의 씨앗

인천교구 백령본당은 서울 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본당 단체상을 받았다. 주일 미사 참여자 240여 명, 서해 최북단 본당에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젊은이들은 대부분이 육지로 나가고 어르신이 많은 본당 특성을 보면 이례적 수상이다.

지난 2월 본당을 떠나 다른 소임지로 떠난 2명의 수도자는 “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를 통해 매일 복음 쓰기 추첨과 시상식을 봤다”며 “첫날 매일 복음 쓰기를 해보고 아주 좋아서 중고등부 학생과 교사들에게 권유하며 공동체의 복음 쓰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매일 복음 쓰기에 참여한 이들은 ‘주님 말씀에 맛 들이는 이 좋은 것을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가정 방문에 나서기도 했다. 어르신들에게는 굿뉴스 가입과 매일 복음 쓰기 방법을 알려드리며 참여를 유도했다.

백령본당은 매일 복음 쓰기 완주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100일 달리기 운동’이라는 단체 카톡방도 만들었다. 그날 복음을 쓰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메시지나 전화로 안부를 묻고 매일 복음을 쓴 후 가산점을 얻기 위한 룰렛 게임은 ‘언제 어떻게 하면 점수가 잘 나오더라’ 의견도 나눴다.

매일 복음 쓰기에 참여한 신자들은 “지난 100일간 복음을 쓰고 말씀을 묵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매일 복음쓰기 이벤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40여 명이 매일 복음을 쓰며 하루를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복음쓰기로 신앙생활 반추하고 단단해졌어요”

매일 복음 쓰기를 한 신자들은 22만여 건에 이르는 수많은 묵상글을 주님께 봉헌했다. 마지막 날인 100일째 되던 날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매일 복음 쓰기의 은총에 감사한다는 묵상글들이 올라왔다.

“영적 메마름의 돌파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복음 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0일의 여정을 통해 영혼의 우물에도 물이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사순 시기에는 자신을 버리는 작은 연습들을 통해, 그분의 부활을 증언할 수 있는 보다 단단한 신앙인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여○은)

“늦게 알고 시작했지만 그날그날 복음 쓰기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저희는 죄인이고 병든 이들입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주님이 계십니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과 애쓰는 의료진, 불안해하는 저희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이○주)

이 외에도 야외 근무와 교대 근무를 하며 틈틈이 성경 쓰기를 하며 위안을 받았던 신자(김○순), 비행기 이륙 직전까지 스튜어디스의 눈치를 보면서 급하게 타이핑했던 것이 기억난다는 신자(도○경), 초보 신자로 복음 쓰기를 통해 매일 감사할 수 있는 하루를 살았다는 신자(주○철)들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처음 시작할 때 상품을 꼭 가질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나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어 상품보다 더 좋은 것을 얻었다. 복음으로 매일 잘못하는 나 자신을 뒤돌아 보고 저를 바꾸게 해주셔 감사하고 이 추억 까먹지 않겠다”라는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의 묵상글(허○경)은 어른들의 신앙도 돌아보게 만들었다.



백영민·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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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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