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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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시대, 우리집 평화 위한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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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매일 하는 대화. 하지만 대화를 하는 것은 쉽지만, ‘제대로’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가족 구성원들이 전에 없이 같은 공간 내에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에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이윤정(요안나) 대표를 만나 가족 간 대화를 중심으로 코로나 시대 그리스도인의 현명한 대화법에 대해 알아본다.



“당신의 대화는 폭력적이신가요? 비폭력적이신가요?”

누군가가 이렇게 묻는다면 “폭력적”이라고 선뜻 대답할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폭력적인 대화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단순히 화내고, 욕하고, 소리 지르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성을 높이지 않고 조곤조곤 교양 있게 말한다고 해도 대화의 내용만으로 얼마든지 폭력적이고 잔인하게 바뀔 수 있다.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 두기,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등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하게 했고 이로 인해 전에 경험하지 못한 여러 어려움들이 생겨나면서 가정 내 갈등도 늘어났다.

“코로나19 이전,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학교로, 일터로 나갔다가 저녁에만 같은 공간에서 만날 때에도 가정 내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작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부대끼게 되면서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간의 시간과 공간 확보가 안 되니까 싸우게 되는 것이죠. 특히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을 때 비극적인 표현을 쓰게 되는데, 그냥 비극적인 표현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로 과격하고 폭력적으로 표현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한 이 대표는 전문가로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우울’이라고 말했다.

“사회 전반에 우울이 퍼져 있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우리 기본 욕구가 소통과 자유로운 움직임, 그리고 공감하는 것인데 이러한 것들을 다 못하게 돼 버린 것이죠. 게다가 코로나19는 경제적인 문제와도 연결되고요.”

이에 우리 각자 ‘자기 돌봄’이 시급하다고 했다. 세상을 탓하기 전에 나를 잘 돌보고 조금이라도 여유를 갖고 지금 이 상황에서 소소한 것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는 것이다. 자기 돌봄이 선행될 때만이 원만한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는 “대화 단절이 가장 큰 폭력”이라고 말한다.

“아예 말문을 닫아버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잖아요. 특히 사춘기 자녀 중에 부모랑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흔하죠. 이런 경우 대화를 단절하는 사람 마음을 볼 필요가 있어요. 상황이 악화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대거나 아니면 상대를 보호하거나 배려하는 척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어떤 문제든 말 하지 않고 해결되는 것은 없습니다. 실제로 해결하려면 말을 해야 하죠.”

제대로 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상황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대표는 “한 쪽이 피곤한 상황에서는 대화를 시작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남편에게 할 말이 있는 아내는 하루 종일 참고 참다가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남편이 퇴근하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퇴근한 남편은 지치고 배가 몹시 고파 이야기할 기분이 아니다. 이럴 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힘든 우리들이 대화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어떤 것들일까?

이 대표는 아래 네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모두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우리 모두는 차이가 있다 ▲비난과 평가를 멈춰라 ▲필요한 것이 있을 때에는 부탁을 명확히 하라

“성경 속 마리아와 마르타처럼 흔히 우리는 내가 상대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각자 힘듦이 다 있거든요. 그리고 각자 역할이 있는 것이고요. 그러니 나를 비극 주인공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흔히 부모 자식 간에 “내가 쟤를 몇 년을 키웠는데” 혹은 부부 간에 “내가 저 사람이랑 몇 십 년을 살았는데”라며 상대방이 알아서 자기 마음을 헤아려주기를 바라는데 이 대표는 “100년을 같이 살아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강조했다.

“저는 ‘사람들이 모두 다르구나’만 알아차려도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름을 보지 못할 때 싸움이 일어나게 되고, 그러면 서로 사랑할 수 없게 되거든요.”

이어 이 대표는 ‘하느님은 하느님 자녀들에게 무엇을 원할까?’를 생각해보기를 권했다. 하느님은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데 결국 인간이 시기, 질투, 갈등 때문에 제대로 된 대화를 못하고 우리 삶을 스스로 무겁게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상대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데 혼자만 비폭력대화를 하려고 애쓴다고 억울해하는 분들이 간혹 계세요. 하지만 비폭력대화는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내가 한 인간으로서, 신앙인으로서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니까요.”



■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NVC)란?

비폭력대화 위한 4가지 요소
‘관찰·느낌·욕구·부탁’에 집중
“단절과 상처 대신 사랑과 연민”


미국의 임상심리학 박사인 마셜 로젠버그(1934~2015)가 만든 대화 기법으로 1960년대 처음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한국에는 캐서린 한 한국NVC센터 대표가 2004년 도입했다.

‘비폭력’이라는 말은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운동과 뜻을 같이한다.

비폭력대화는 다른 말로 ‘연민의 대화’라고도 하는데 이는 우리 마음 안에서 폭력이 가라앉고 자연스러운 본성인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 가지 요소, 즉 관찰, 느낌, 욕구, 부탁에 집중하면서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평가와 관찰을 분리하는 것이 첫 번째 요소인데 대화를 시작할 때 “방이 왜 이렇게 돼지우리 같아”가 아니라 “책상 위에 컵이 세 개나 있고, 바닥에 옷가지들이 그대로 놓여있네”처럼 자신의 주관이나 판단이 개입되지 않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관찰로 표현하는 것이다.

비폭력대화 교육에서는 두 가지 동물, 기린과 자칼이 등장한다.

키가 크고 심장도 큰 초식동물인 기린은 사랑과 연민을 상징한다. 반면 시체를 먹고 사는 자칼은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다. 이에 비폭력대화 기법에서는 비폭력적인 대화는 ‘기린의 언어’로, 우리가 무의식 중에 사용하는 단절과 상처의 언어들은 ‘자칼의 언어’라는 말로 치환해 표현한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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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9-08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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