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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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알고 있니? 가톨릭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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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전례 안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있다. 그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의복이다. 교회 전례 안에서 사용되는 의복이나 장신구들은 전례적으로 의미를 담고 있어 전례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준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전례 안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의복들, ‘가톨릭 패션’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 패션계가 주목하는 ‘가톨릭’

2020년 하반기, 세계 유명 패션브랜드들의 디자이너들이 ‘가톨릭’을 주목했다. 발렌시아가, 구찌 등의 브랜드는 이번 2020년 ‘FW 런웨이’ 패션쇼에서 사제모와 수단 등을 연상시키는 검은 색 계열의 패션을 선보였고, 파코라반 등은 여자수도자의 수도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듯한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시몬 로샤 등의 브랜드는 미사보를 떠오르게 하는 디자인을 런웨이에 올리기도 했다.

이전에도 가톨릭의 패션은 꾸준히 패션계의 관심을 받아 왔다. 지난 2018년에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의상연구소 ‘코스튬 인스티튜트’가 주관하는 멧 갈라가 ‘패션과 가톨릭의 상상력’을 주제로 열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멧 갈라는 정상급 배우, 가수, 운동선수 등 유명 스타들이 참여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행사다.

패션계에서는 ‘가톨릭 패션’은 주로 종교적이고 신성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신자들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 안에서 이어진 ‘가톨릭 패션’은 교회의 전례적인 의미들을 담으며 신자들이 전례 안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 패션의 완성은 미사

세인들 사이에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이 있다면, 가톨릭 패션은 ‘패.완.미.’(패션의 완성은 미사)다. 교회 전례의 중심인 미사야말로 가톨릭 패션의 가장 핵심이다. 달리 말하면 미사가 없으면 가톨릭 패션은 그 의미를 잃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사 중 가톨릭 패션은 전례시기에 따라 드레스코드가 달라진다. 특히 예수님의 멍에를 상징하는 제의는 색을 통해 전례적인 의미를 전한다. 제의는 사제가 미사 집전 시 가장 위에 걸치는 반원추형의 옷이다. 제의의 색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되는데, 이 색을 통해 신자들에게 그날의 전례가 담고 있는 의미를 전한다. 백색은 기쁨과 영광, 결백을, 홍색은 성령과 순교를, 자색은 통회와 보속을, 녹색은 희망을 뜻한다.

신자들은 사제의 전례복 중 가장 밖에 있는 제의를 주로 보지만, 사제들은 제의를 입기 전에도 다양한 전례 의상을 몸에 두른다.
아마포로 된 장방형의 형태로 어깨에 걸치는 개두포는 ‘구원의 투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는 필요에 따라 착용을 생략하기도 한다. 그 다음 입는 장백의는 희고 긴 옷으로, 사제가 미사 때 갖춰야 할 육신과 영혼의 결백을 상징한다. 장백의 위에 입는 영대와 띠는 제의처럼 전례에 따라 색을 달리해 입는다.

목에 걸치는 폭넓은 띠인 영대는 사제의 직책과 의무, 권한과 품위를 드러내고, 허리에 메는 띠는 전쟁이나 여행의 준비 자세를 상징한다. 이 모든 복장에는 각각 그 복장에 해당하는 고유의 기도가 있어, 사제들은 의복을 입을 때마다 해당 기도를 바친다.

이밖에도 주로 미사 없는 전례에 장백의 대신 입는 중백의나, 성체거양 등 예식에 사용하는 갑파와 어깨보 등이 전례 안에서 사용된다.



세계적으로도 패션의 관심이 여성에게 쏠리듯이 가톨릭 패션에서도 여성은 특별하다. 미사 중 가톨릭 패션은 주로 사제에게 집중되지만, 여성 신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가톨릭 패션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초대 교회부터 전해오는 미사보다. 미사보는 세례성사를 통해 얻게 된 부활의 새 생명을 상징하고, 화려하게 치장된 머리를 가림으로써 겸손을 나타내는 뜻 깊은 ‘가톨릭 패션’이다. 다만 사제들의 복장과 달리 미사보의 착용은 신자 개인의 자유다.






■ 하느님께 봉헌된 이들

세간의 패션은 자신을 더 잘 드러내는 데 치중한다면, 가톨릭 패션은 자기를 비우는 데 집중한다. 수도자, 성직자들이 입는 옷은 하느님께 봉헌됐음을 보여주는 복장이다.

6세기 무렵까지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복장 구분이 없었지만, 시간이 흘러 평상복이 변화하는 동안 성직자들은 복장을 유지하면서 점차 구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로마인들이 입던 의복이 성직자들의 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가톨릭 성직자가 성당 밖에서 착용하는 공식 복장으로 목에 두르는 희고 빳빳한 깃을 로만 칼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톨릭 성직자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긴 원피스 형태의 수단은 하느님과 교회에 봉사하기 위해 세속에서 죽었음을 뜻하는 옷이다. 일반적으로 신부는 검은색, 주교는 자주색, 추기경은 진홍색, 교황은 흰색 수단을 입는다. 이 색에도 의미가 있는데 추기경 수단의 진홍색은 교회에 봉사함으로써 감수해야 할 피(血)를, 교황 수단의 흰색은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또 주교 이상의 고위 성직자들은 수단 위에 어깨망토를 착용하거나 정복 수단(Choir Cassock)을 입으며, 머리에는 주케토를 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상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사제나 주교가 착용하는 사제각모(비레타), 대주교나 교황이 착용하는 양털로 짠 띠 형태의 팔리움 등 다양한 상징을 담은 복장들도 하느님께 봉헌된 성직자의 고유한 사명과 권위 등을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

수도자들의 복장은 ‘가난한 이들의 옷’에서 유래했다. 수도복은 본래 4세기경 가난한 하층민들이 입던 옷이다.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면서 ‘청빈’을 서원한 수도자들은 가난을 택했고, 가난한 이의 옷을 입음으로써 얻는 업신여김까지도 받아들이고자 했다. 시대가 흐르면서 일상복은 변화하고, 수도복은 유지되면서 수도자의 신분을 드러내는 옷으로 자리 잡았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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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9-08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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