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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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순정의평화기금, ㈔저스피스로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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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양심’ 초대 원주교구장 고(故) 지학순 주교(1921~1993)의 정신을 계승하고 정의평화 활동에 모범적으로 헌신한 개인, 단체에게 시상을 해 온 ‘지학순정의평화기금’이 사단법인 ‘저스피스’(이사장 김지현)로 거듭났다. ‘저스피스’는 Justice(정의)와 Peace(평화)를 합친 말로 지학순 주교가 한결같이 걸어갔던 정의와 평화를 향한 의지를 표현했다.

이로써 ㈔저스피스는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과 함께 시대 흐름에 맞는 정의평화 운동에 직접 참여하며 활동범위를 더욱 넓히게 됐다.

㈔저스피스는 10월 16일 오후 5시 원주 상지대학교에서 상지대 후원으로 ‘저스피스 원주대회’를 개최하며 실질적인 발족식을 가졌다.


■ 지학순 주교 뜻 계승 ㈔저스피스 원주대회

이날 원주대회에서는 새로 취임한 임원들이 지 주교를 기억하며 그 정신을 되새기고 ㈔저스피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저스피스 이사 최기식 신부(원주교구 원로사목자)는 “현대사는 폭력과 분열, 전쟁으로 물든 암흑의 시대였다”며 “‘빛이 되어라’는 말씀으로 원주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신했던 지 주교를 비롯해 많은 양심 있는 활동가들이 있었기에 기쁨과 희망이 호흡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의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과 연대해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지 주교가 밝히고자 했던 빛을 전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스피스 김지현(유스티노) 이사장은 “오늘날에는 개인 간, 국가 간,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평화를 깨뜨리는 구조와 모습들을 볼 수 있다”며 “저스피스로 거듭난 우리 단체가 개인과 국가를 넘어 보편성을 띤 운동, 확장성을 가진 운동에 앞장서며 지 주교의 뜻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22팀의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자들을 영상으로 시청하며 시대 흐름 속에서 이어진 정의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저스피스 이대훈(프란치스코) 상임이사 주도로 그룹별 토의 시간도 가졌다. 토의를 마친 참석자들은 ‘㈔저스피스 인터넷 플렛폼 구축’, ‘청년과 관련된 활동 구체화’, ‘세대 간 대화’ 등 다양한 내용을 발표하며 앞으로 활동 청사진을 그렸다.


■ 지학순 주교의 완전한 무죄를 위한 결의

㈔저스피스 공동대표 김형태(요한 사도·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장) 변호사는 이날 행사에서 지난 9월 지 주교의 긴급조치 위반 혐의가 46년 만에 무죄 판결 받은 재심 공판 내용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

지 주교는 박정희 정권의 조작 공안사건인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974년 비상군법회의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관련된 혐의는 ‘긴급조치 위반’, ‘내란교사’, ‘특수공무집행방해’ 3가지다.

2013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긴급조치는 위헌’이라고 판결했고, 이후 검찰이 긴급조치 위반과 관련된 지 주교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는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1·2·4호는 발동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현행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위헌으로 무효”라면서 범죄가 될 수 없다고 보고 긴급조치 위반 혐의에 대해 지 주교에게 무죄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신헌법을 비판하며 학생들의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와 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김 변호사는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이 모두 무죄로 판결됐고, 긴급조치를 위반한 당시 학생들과 김지하 시인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교사한 사람도 무죄가 돼야 한다”며 “지 주교가 김지하 시인을 통해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투쟁하는 학생들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혐의는 죄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먼저 나서서 재심 신청을 했어야 했는데 검찰이 시작했으니 마무리는 우리가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국에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그분의 삶을 계승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도리”라며 “내란교사와 공무집행방해 건에 대해서도 재심을 시작하면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스피스 비전 선언

㈔저스피스는 행사를 마무리하며 ‘위기의 세계를 희망과 정의와 평화의 길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비전을 선언했다.

지난 20여 년간 인간 기본 권리와 존엄성을 증진시키는 데 힘써 온 ‘지학순정의평화기금’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생태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간 대립을 화합의 길로 이끄는 등 시대 흐름에 맞게 다양한 차원에서 희망과 상생의 세계로 변화시킬 것을 다짐했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정의와 평화의 일꾼을 찾아 지원하며 연대 ▲청년, 여성, 소수자들과 함께 정의평화의 가치와 실천 확대 ▲나라 간 힘에 의한 지배와 대립을 중단시키고 평화를 구축하는 일에 집중 ▲시민들의 정의평화 역량 개발과 실천가 양성에 힘을 기울임 ▲생태위기와 사회 불의를 하나로 보고 대응하는 5가지 미션을 제시했다.

이대훈 상임이사는 “21세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총체적 위기들이 닥치면서 분열과 반목이 더 커졌다”며 “풀뿌리 정신에 기초한 정의평화 헌신이 요청되는 오늘날, 시대 흐름에 맞게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출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우들과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는 저스피스 활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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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10-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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