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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 공동기획 ‘우리는 모두 하나’] (46) 살 길을 찾다 죽음에 다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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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 빚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다른 상황에서 담보도 신용도 없는 사람들은 사채 빚을 쓰게 됩니다.(옳고 그름을 떠나 이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문제는 원금보다 많은 이자를 갚아도 빚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Q 역시 거듭된 사업 실패로 빚을 갚지 못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고 마지막 희망마저 좌절되자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유가족 상담을 통해 살펴본 Q의 의식은 끊임없이 자신과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을 찾았지만, 현실에서는 자신이 살아있는 한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죽기 (얼마) 전부터 말도 잘 안 했어요. ‘미안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런 얘기만. 뭔가 불안함에 쫓기고 눈이 풀리고 항상 고개 떨군 뒷모습만 보였어요. 사채업자 전화에…, 죽고 싶다는 말도 몇 번 했어요.”

Q는 자살하기 몇 개월 전부터는 눈빛이 달라지고 잠을 못 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Q는 마지막으로 생각했던 방법마저 좌절되면서 완전히 맥을 놓게 되었습니다.

“눈도 풀리고 초점이 없는 거예요. 너무 잠을 안자니까. 확실하게 드러난 건 한 2개월 전부터 사람이 기운이 없고 맥이 떨어지고. 외국으로 식구들을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그곳 경제 사정이 갑자기 안 좋아지는 바람에 그것마저도 틀어졌대요.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했었던 거 같아요. … 그거마저 틀어지니까 이제 딱 정신을 놓은 거 같아요.”

Q는 자신이 일하던 곳 근처에서 자살했습니다. Q가 남긴 유서의 내용은 온통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처음에 경찰서 전화를 받고 (남편이 사망했다고 그러기에) 무슨 소리 하는 거냐고. 나중에 거짓말이겠지. 아니야, 아니야, 계속 그랬는데. … 거기에 담배가 2갑이 그새 계속 2갑을 폈는지. 제가 혼자 생각할 때는 왜 도피라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봤는데. 또 생각하니까, 왜 전에 제3금융 이런 데서 집에 찾아왔었다고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피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찾아와서 우리를 괴롭힐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거 같아요. (유서에는) 난 정말 재수가 없는 놈인가 보다. (노력하면) 할수록 일은 자꾸 꼬이고 남편으로서 잘 해준 것도 없고 아빠로서도 그렇고. 차라리 자기가 없는 게 우리한테 도움이 될 거 같다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그리고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자기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말은 자기가 가면 파산선고 법원에, 재산 유산상속 포기 그거 하라고 그렇게만 되어있었어요.”

한국사회는 어떤 이슈보다도 실직, 과중채무, 생활고 같은 경제적인 이슈가 자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카드(고금리 채무) 돌려막기, 부채 연체, 소득구조상 채무상환 불가 상태인 경우 반드시 공공기관과 연결하여 법적 보호와 현실적인 대책을 찾아야 합니다.

서울은 금융복지상담센터(1644-0120), 경기는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1899-6014), 그 외 지역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전국1397)에 전화예약 후 직접 기관에 가셔서 상담 받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황순찬 베드로 교수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초빙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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