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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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종교 만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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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된 사회 안에서 종교인들은 사회 통합, 친교와 일치에 기여해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이웃종교들과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위한 새 기획 ‘이웃종교 만남’을 월 1회 게재한다. 첫 순서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를 만나 우리 사회의 현실과 종교인들의 소명을 물었다.

김종생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소속으로 지난해 8월 NCCK 총무로 선출됐다. 김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사회봉사부 총무와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 이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사 등 ‘디아코니아’(‘봉사’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즉 가톨릭교회의 ‘카리타스’와 같은 영역의 사회봉사, 사회선교 영역에서 활동해왔다.

- 2024년은 NCCK 설립 100주년입니다. 지난 100년의 의미를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지요?
▲ 김종생 목사(이하 김): 지난 100년은 하나님께서 생명, 정의와 평화, 창조질서를 보전해온 자취요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에 창립된 NCCK 전신,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 창립 목적인 복음 전파, 사회 도덕 향상, 문화 보급에서 교회와 사회를 함께 아우르는 에큐메니칼 연합 정신을 볼 수 있습니다.
이후 NCCK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안에서 독립운동 참여, 다양한 사회운동, 반독재 민주화운동, 인권과 환경운동, 평화통일, 미디어운동 등 겨레와 민족의 발전과 약자와의 동행에 헌신함으로써 예언자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NCCK는 지난해 100주년 기념사업 계획을 발표하시면서 100주년이 일치운동의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치를 위한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지요?
▲ 김: 교회 분열을 이야기하면, 다양한 교파를 형성하고 있는 개신교인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양성의 난립이 아닌 조화로운 아름다움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고민이 많습니다.
일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지만 여전히 천주교와 개신교는 다른 종교라는 인식이 신자들 사이에 많이 있습니다. 불신과 오해를 깨고 우리 모두 형제자매라는 것을 경험하는 장들이 더욱 많아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주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 종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적어집니다. 종교인들 스스로의 반성도 필요합니다. 오늘날 종교가 직면한 도전은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 김: 종교의 공공성이 중요합니다. 다문화, 다종교,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이 어떤 것일까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혹자는 사회적 약자의 손을 잡아주는 일, 혹자는 전통을 고수하는 보수적 입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종교 안에서도 서로 다른 견해와 노선이 때로는 충돌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대적 요청을 내 삶의 과제로 받아들이는 수용성입니다. 불안과 불평등의 현실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 고통의 현실로 뛰어들어야 고통의 무게를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종교가 진리를 말하고 미래를 제시하려면, 스스로 고통받는 이들의 친구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종교가 존속할 수 있고, 종교의 공공성도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가톨릭교회도 쇄신을 위한 성찰과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주교시노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가톨릭교회의 모습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으시는지요?
▲ 김: 시대적 정신과 가치가 가톨릭 전통과 어떻게 조화되고 시대적 과제에 응답하는 교회로 새롭게 태어날지 기대됩니다. 시노드 관련 문헌 중 “이미 교회 활동에 속한 이들에게만 경청하려는 유혹을 피해야 한다”는 지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엘리트와 전문가들의 의견들만으로 변화를 모색하려는 안이한 태도에 대한 경고로 이해합니다.
시노드 교회를 모색하는 가톨릭교회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가톨릭교회의 노력이 종교개혁 500년을 지나는 개신교회에 큰 의미를 줍니다. 100주년 기념사업의 여정에 시노드 정신을 도입하고자 합니다.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계도하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부터 신도들의 원의와 견해들을 모아서 100주년을 기한 새로운 교회의 모습을 구상하는 토대로 삼고자 합니다.

-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보입니다. 그 안에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 김: 종교는 민주주의의 퇴행과 산적한 사회적 문제들 앞에서 양극화 해소가 시대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갈등과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나서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양극화 문제에 침묵한다면 교회는 존재 의미를 상실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사회가 갈등과 이념 대립이 아닌 통합의 길로 돌아서도록 힘써야 합니다. 비인간화된 권력을 비판하고 사회의 비정함을 꾸짖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권력의 중심에 서려는 욕망이나 더 많은 물질을 소유하려고 하면 제자리에 서지 못하게 됩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그 모든 가치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어느 한 편에 서기가 어려울 때,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편에 선다면 이는 항상 정답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러하셨기 때문입니다.

-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 작고 낮아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작은 예수가 되어 각자 삶의 자리에서 생명과 정의, 평화와 창조질서를 보전하기 위하여, 기후재난의 시대 탄소중립의 삶을 살천하며, 우리 사회 변두리를 향하면서, 보다 더 부드럽게 살아갔으면 합니다. 서로 다름을 조립하는 퍼즐처럼!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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