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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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국 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 무엇을 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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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이하 사목 백서) 제4편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회를 위한 사목 제안을 담았다. 각종 통계와 연구 결과, 분야별 전문가들의 사목 전망을 7개 관점에서 종합하고 팬데믹 체험을 바탕으로 한 미래 교회 사목 비전을 제안했다. 사목 백서는 4편 서문에서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비전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교회의 함께 걸어가는 여정에 작은 푯대가 되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사목 백서가 천명한 7개 사목 제안을 두 차례에 걸쳐 요약, 소개한다.



1. 시노달리타스의 실현, 모든 지체의 ‘친교’를 바탕으로 하느님 백성 모두가 ‘복음화 사명’에 ‘참여’하는 교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동체가 함께하는 미사를 비롯해 교회의 많은 활동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고, 팬데믹 기간 성사·전례 거행과 사목 활동을 원활히 수행할 수 없었던 사제들은 강력한 전염병의 위력 앞에서 자신의 신원과 직무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일 미사 전례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해 왔던 신자들 역시 성사가 중지되고 기존 신앙생활 양식이 흔들리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팬데믹은 하느님 백성의 일상적 삶이 시작되는 ‘본당’과 ‘본당 사목’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게 해줬다. 관료적이고 과도한 행사 조직, 성직자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기존 사목 관행으로는 보건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기존 사목 관행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던 점을 철저히 성찰하고 쇄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교회를 새로운 공동체성과 친교 중심의 모델로 변화시키며, 신자들이 더 많이 참여하는 본당 운영 구조로 쇄신하고 창의적 사목 접근 방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도적 차원에서는 본당과 교구의 ‘사목 평의회’를 실질화해 다양한 목소리가 경청, 식별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더욱 자주, 깊은 소통이 이뤄져야 하며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교회의 여러 현안에 대한 논의와 방향 정립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신자가 교회의 삶과 사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노달리타스 양성과 교육을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2. 주일 성찬례와 일상의 삶이 서로 순환하는 교회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이하 종합 의견서)는 오늘날 신자들이 형식적이고 의무적이며 타성에 젖어 전례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점, 곧 전례 안에서의 시노달리타스 체험이 부족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결국 전례 문제는 내적인 이유만이 아니라 본당 공동체의 친교나 사목 활동과 긴밀히 연관된 것이라는 자각 아래 더욱 깊이 있는 성찰과 동반이 필요하다.

팬데믹은 여러 면에서 우리 신앙에 흔적을 남겼다. 근본적으로는 주일과 미사 전례의 의미, 일상적 삶이 주일 미사 전례와 갖는 관계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요청했다. 이를 위해 주일의 미사 전례와 일상의 삶을 연결하는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 수행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강조돼야 한다.

곧 ‘일상에서’ 신자들은 기도와 사도직 활동, 부부 생활, 가정생활, 일상의 노동 등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이 되고, ‘성찬례 거행 때’에 주님의 몸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된다.(「교회 헌장」 34항 참조) 또한 성찬례에서 사제의 손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사제와 하나 되어 흠 없는 제물을 봉헌하면서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것이다.(「전례 헌장」 48항 참조) 곧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은 사제와 함께 주일 미사 전례를 거행하면서, 또 한편으로 자신의 가정과 일터에서 삶을 통해 수행됨으로써 이뤄진다.

현재 한국교회는 회복 국면에서 신자들에게 주일 미사 참례를 강조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 제사는 복음 선포를 위한 그분의 지상 생애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이다. 교회 역시 성찬례 안에서만이 아니라 일상 안에서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 수행을 위해 어떤 혁신을 이뤄야 할지 모색해야 한다. 의무적 주일 미사 참례는 미사의 진정한 의미 실현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는 ‘전례’와 ‘삶’이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성찰하는 사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3. 청년에게 비전을 주고, 노인을 통합하는 교회

종합 의견서는 청년들의 사회적 환경 자체가 젊은이를 교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지만, 그 이전에 그들의 삶에 무관심하고 부족한 신앙 교육을 방관하며 목소리를 듣는 것에 소홀했던 교회가 먼저 청년들을 떠나보낸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모든 교구가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교구로 진입했음을 밝히고, 독거노인이 많고 노인 빈곤율이 높은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별히 노인이 교회 안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자리를 찾아 주고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위기 가정과 이혼 증가로 신앙생활에 제한을 받는 조손 가정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핵가족에서 1인 가구 중심으로 변해 가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를 만나게 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노인들은 오늘의 한국 사회와 교회를 있게 한 주역들이다. 급속한 사회적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지만 이제 이들을 교회 공동체가 통합하고 끌어안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들은 여전히 사회와 교회에 자신의 말을 건넬 수 있고 젊은 세대는 그들의 풍요로운 경험과 지식을 더 배워야 한다. 노인 세대의 신앙이 청소년·청년 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팬데믹 국면에서는 무엇보다 가정의 중요성이 다시 환기됐다. 오늘날 한국의 가족 구성이나 결합 방식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정을 둘러싼 교회의 사목적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 가정, 본당, 학교, 청소년 사목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오늘날 가정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가정 교회를 이뤄 가고자 노력할 책무가 교회에 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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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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