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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한반도의 복음화를 위하여

강주석 신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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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은 ‘선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북에서 살 때 종교에 대해서는 아예 들어본 적이 없다는 탈북민들도 소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악독한 선교사’를 기억한다. 미국 선교사가 과수원 땅에 떨어진 사과를 주워 먹은 소년을 붙잡아서 이마에 청강수(염산)로 ‘도적’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었다는 이야기인데, 정권 초기부터 격렬하게 반목했던 (미국의) 종교에 대한 북한의 경계심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근대 이후 동양에서 이루어진 그리스도교의 선교 활동은 (문화)제국주의적인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았다. ‘가츠라-태프트 밀약’의 주인공인 미국 대통령 윌리엄 태프트가 선교사 후원회 모임에서 했다는 다음의 연설을 보면, 서구 주류사회가 ‘선교’에 대해 가졌던 인식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여러분들은 그리스도교 문화를 동양에 침투시키는 개척자들입니다. (중략) 그분들은 단순하게 선교사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정치가들이기도 하고, 또한 그래야만 합니다. (중략) 그들은 모든 변방에서 그리스도교 윤리를 요구하고 그곳에 고등문화를 이식하는 선행을 하고 있는데….”

한반도에 불어오는 평화의 바람을 느끼면서 우리 교회가 ‘북한 선교’에 대한 사명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면 좋겠다. 한반도 전체의 복음화에 대한 소명을 성찰하는 교회, 평화의 복음을 전해야 하는 교회는 그리스도교 선교의 본질이 ‘세력의 확장’과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님이 선포한 하느님 나라는 분명 세속적인 ‘발전’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질서였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믿으면서 우리가 사는 이 땅에 그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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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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